BARD 카페에 오른 후기
  • 등록일2007.07.18
  • 작성자권유정
  • 조회7532
BARD 카페에 놀러갔다가...
이영규님이라는 분이 하콘 후기를 올리셨길래 퍼왔습니다.
이왕이면 하콘 게시판에도 올려주세요... 라고 말씀 드렸더니
같은 글을 두 번 올리면 왠지 불로소득하는 것 같다며 조금 쑥스러워 하시길래
그럼 제가... 하고 휙 가져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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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House concert 잡담

작년이였던가요? 하우스 콘서트에 누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라는 물음에 주저없이 <두번째 달>이라고 이야기 했드랬지요.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각자의 삶에 떠밀리듯 흘러가며 기억은 희미해지고 그 작은 바람들조차 어느새 사라지고는 합니다. 그러던 차에 친구에게서 반가운 연락이 왔습니다. 하우스 콘서트에 바드 프로젝트 공연이 있다고 말이지요.

제가 있는 곳은 강원도 원주 입니다. 물론 서울까지는 한시간 이십분 동안 잠시 눈감고 깨면 도착해 있을, 물리적으로 먼 거리는 아닙니다만 마음에 없는 발걸음하기에는 가까운 거리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한 사람에게 영웅적인 행위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사소한 결단의 행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도 몰라주지만 그 한 사람에게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것들 말입니다. 가령 연애에 실패한 사람이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고 싶은 용기를 갖는다든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같은 학교에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깔끔하게 때려치는 친구들이라든지 신통치 않은 벌이를 때우려 아르바이트 해야되는 상황에서도 보고 싶은 공연이 있을 때 오너의 탐탁치않은 눈총을 기꺼이 감수하며 기어이 시간을 낸다든지 하는 경우들이요 ^^

<하우스 콘서트>는 제게는 그런 공연이였지요. 친구의 초대를 받고 제가 또 친구들을 초대해서 갔었지요. 많이들 오셨더군요. 정말 많이들 오셨어요. 친구 이야기를 들으니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고 놀라와하더군요. 덕분에 1부 공연은 1층에서 모니터로 지켜보았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계속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더랍니다. 2부 공연 즘에는 2층에 가서 직접 볼 수 있었어요. 바로 코앞에서 보았습니다. 시원한 기네스 맥주 하나씩 손에 들고 가벼운 안주와 함께 즐겼지요.

하우스 콘서트 답게 그 어느 공연보다 더 정감있었습니다. 그렇게 가슴 설레며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오늘만큼은 그 전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와 같은 느낌이 일어나더군요. 음악은 어땠었나요. 이 밤이 다하도록 끊어지지 않을 듯한 아일랜드 음악들을 앉으면서 듣고 있자니 또 하우스 콘서트 인지라 박수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니 답답하더랍니다. 마지막 곡이 나올 때는 다같이 앞에서 뒤에서 테라스에서 서로 하나로 뒤엉켜 춤이라도 췄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더라구요. ^^ 그냥 음악이 흐르고 춤추고 뭐 그러면 어땠을까 할 정도로 흥겨움과 다정함으로 넘실거리는 그런 공연이였습니다. 아름다운 시간들이였지요. 바드 프로젝트 1집 음반이 나왔더라구요. 아일랜드의 빛깔인 에머랄드입니다. <하우스 콘서트>에서는 와인파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날 만큼은 아일랜드의 대표 맥주인 기네스가 제공되었습니다. 나갈 때 신발 정리라든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일일이 신경써 주신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들에 고맙더라구요.

음... 바드 프로젝트의 첫번째 음반은 공연장에서만 판매한다고 하네요. 친구가 사준 바드 음반을 보니까 손으로 손수 쓴 스물 아홉번째 라는 글이 있더라구요. 13일의 금요일에 이런 저런 행운이 겹으로 몰려왔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하우스 콘서트> 공연에서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해준 바드 프로젝트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 올리고 싶습니다. 정말 고마왔어요. 대니 보이 밖에 몰랐던 제가 모처럼 아일랜드 음악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말 고마와요. 바드 만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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