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대한 감사.....
  • 등록일2007.06.30
  • 작성자장학동
  • 조회6984
몇 년전 고 금호그룹 박성용 회장님 댁에서 유진이가 하우스 콘서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저도 그런 콘서트를 운영하는 것이 저의 꿈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재벌 회장님댁 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유진이가 이번 하콘에서 연주한다는 소식을 듣고 홈피를 보니 일반 가정집에서 열리는 음악회이더군요.
마치 제가 만든 콘서트처럼 반가운 마음으로 연주회를 기다렸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연주는 그야 말로 최악이었습니다.
장마철의 유난히 과습한 날씨는 활의 탄성을 사라지게 해버리고 현의 날카로움은 처참하게 무뎌져 버렸죠. 아무리 좋은 조건에서 좋은 연주를 해도 부모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연주는 아마도 불가능한 일인데, 더군다나 음향 좋은 홀의 연주에 익숙해있던 제 귀에 들리는 유진이 연주는 차마 얼굴이 뜨거워서 들어주기 힘들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사랑스러운 관객들의 열기는 제가 유진가 공연을 할 때나 또는 연습을 할 때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놀라운 광경을 보게 해주었습니다. - 땀을 닦는 모습이죠...-
집에 돌아와서 바이올린을 보니 바이올린 턱받침 (chin rest)의 광택이 땀에 의하여 사라져 버렸더군요. 마치 페인트가 벗겨진 것처럼....대단한 밤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현장의 소리에 적응해가면서 모든 것들이 사랑스러워져 갔습니다.
어색하기만 하던 소리는 마치 화장하지 않은 바이올린의 진짜 소리를 관객에게 경험시켜 주고 있었고,  연주자의 코앞에서 유진이를 바라보는 꼬마 관객들의 진지함속에서 이러한 연주회가 만드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보잘것 없었던 연주임에도 불구하고 작은 방안에서 품어져 나오는 열기는 연주자와 관객을 하나로 묶어버려서 그 어느 공연장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연주자와 관객의 일체감과 친밀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관객이 친구요, 동생이구, 오빠 언니이며 부모 같은 모습들.........모두가 한 가족 이였습니다.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빠져 있는 하우스 콘서트 스텝 분들께 감사와 우정을 드립니다.
그리고 부족한 연주에도 환호해주신 참석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장학동 ( 장유진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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