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6.29 156회 장유진(violin)이영희(piano)
  • 등록일2007.06.30
  • 작성자이현지
  • 조회7538
한 때는 좋아하는 연주자의 음악을 듣기위해 국경을 넘어 버스를 타고 10시간을 넘게 간 기억이 있다. 그러나, 자유롭고자하는 영혼과 무거운 육체의 결별(?)로 예매까지하고선 안 간 음악회가 요사이 한 두 번이 아니다.다음날 어김없이 티켓링크로부터 받는 문자,
“즐거운 관람 되셨습니까, 앞으론 더 좋은 관람을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혼자 방향성도없는 저주를 퍼부었다.

이번엔 고육지책으로 약속을 잡아두었다.
지하철을 타고, 마을 버스를 타고, 약도를 들고 찾아간 다른 이의 표현대로 마법의 성같기도한, 타인의 가정집 문턱을 이리 쉽게 넘어도 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으나 꼬리를 설렁설렁 흔드는 크고 작은 누렁이들로 이내 마음이 무장해제되었다.

그래도 젊은 친구인데 내가 제대로 음악회를 선별한건가....혹은 등받이 없는 방석에 앉아 몇시간을 버텨야 하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혹시 산소가 모자라진 않을까..하는 어이상실의 망령에가까운 노파심은 ’젊은 친구‘의 도움으로 방석밑에 깔려 존재를 찾을 수 없을정도로 나를 몰입의 세계로 이끌었다....   정말 내 허리가 어디있는지도 내가 어디있는지조차 잊을 정도로......

활은 신기에 가까울정도로 음악과 일치했고, 왼손또한 충실하고 정확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은 음악을 위해 충분히 양보할줄 아는 겸손을 갖추기도하였다.
당차기도 아름답기도 음악에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는,
간단히 말해 음악과 기술의 아름다운 조화였다.

반주또한 훌륭하였다.
반주를하며 가슴으로 솔로의 음악을 노래하기까지 거쳐야했을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무엇을 더 말하랴.... 17세의 소녀가 27,37이 되면 어떤 연주를 들려줄수 있을까....
27이되면 베토벤을 37이되면 바흐를 연주하는 그녀를 떠올리게된다.그리고 47이되면 모짤트를.....
그 땐 음악이 어떻게 익어있을까.... 그 땐 연륜으로 묻어나는 비브라토로 그 폭이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가져본다...


다른 사람들은 와인에 젖어있을때에 빠른 귀갓길에 몸을싣고 길어도 퍼 날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 아지랑이같은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부디 생계를위한 음악이아닌 진정성 있는 연주자가 되어주길 두 손 모아 바란다.
그대는 이미 그 수준은 넘었으므로....


ps   intermission에 흘러나는 째즈 음악 또한 신선하였습니다. 재즈와도 충분히 어울릴만한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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