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않은 길...
  • 등록일2007.05.08
  • 작성자최정윤
  • 조회7626
교통도 안좋고 집에서도 먼 하우스콘서트를 남편 당직날짜까지 맞춰가며 굳이 찾아갔던건 반도네온이란 낯선 악기에 대한 호기심만은 아니였던것 같다.

연주자와 관객이 한 공간에서 호흡한다는 거...그 친숙함...
학창시절 음악실에서 또 동아리방 한구석에서 악보 잡히는대로 호흡을 맞춰보며 즐거워했던 기억들....
그 기억들이 떠오를것 같았다.

정말 제목 그대로 집에서의 연주...
한쪽벽 가득한 책과 음반들...
2층 홀은 처음 간 곳이지만 낯설지 않고 편안했다.
열정적인 탱고 음악들과 편안한 곡에 대한 설명들까지...
약간은 후덥지근한 공기마저 마치 내가 남미의 여름밤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게했다

조금은 특이한 경력의 고상지씨의 연주....
정해진 길을 마다하고 쫓아갔을 듯한 그 열정이 느껴져서 행복하고 부러웠다.
또 그리운 시절을 함께 보냈지만 지금은 난 선택하지 못한 그 길을 가고있는 친구를 떠오르게 했다.

땀을 뻘뻘 흘리시며 수줍게 기타연주를 하시던 안형수씨와
아름다운 피아니스트 유지연씨.

멋진 하모니카 연주와 반도네온 연주에다가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웠던 앵콜송으로 끝까지 여운을 남겨주신 하림씨까지...

오랜만에 느껴본 최고의 연주와 열정...
한동안 잊고 살았던 젊은시절의 열정들이 그리워진 밤이였다.

몇년 후 우리딸이 조금 크면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도...
우리딸이 함께 그 열정들을 느낄 수 있다면 엄마 아빠가 선택하지 못했던 가지않은 길을 용감히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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