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콘의 스텝이다.
  • 등록일2007.04.22
  • 작성자강선애
  • 조회7829
금요일,
하콘의 스텝들은 분주하다.

1층에서는
손님들을 맞이하랴
안내전화를 받으랴
와인파티에 쓸 음식을 준비하랴
가끔은 신발정리까지
작지만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많고,

2층에서는
사진을 찍고, 녹음을 하고, 비디오 촬영을 하고,
심지어 불을 껐다 켰다 하는 조명 담당까지
더 굵직하고 중요한 일들이 많다.

대부분 1층에서 일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나는,
공연을 보지 못할 때
2층에 있는 다른 스텝들을 부러워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들은 하나같다.

‘선애야, 나도 공연을 보는 게 보는 게 아니야.’
‘언니, 공연을 보는 게 보는 게 아니야.’
‘나도 공연을 보는 게 보는 게 아니란다…’

어쩜 이리도 하나같이 "같기道 "스러운 대답들만 돌아오는지…^^


그러나 나는 지난 금요일,
또 한번 2층에 있는 스텝들을 부러워하며
배가 아파야 했다. T.T

EVERBRASS의 공연.
연주도 물론 훌륭하지만
관객과 함께 한 이 공연의
그 현장의 기쁨을, 숨소리를
1층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노래하듯이, 때로는 빠르고 익살스럽게, 하지만 정돈된 소리로 뿜어져 나오는
금관 악기들의 빛나는 소리와
이따금씩 쏟아져 나오는 한바가지의 웃음소리는
직접 볼 수는 없어도
직접 보는 듯이 마음을 들뜨게 했고
하우스 콘서트에 있는 바로 지금의 내가 뿌듯하기까지 했다.

이런 금관악기의 소리를
또 어디서 다시 들어볼 수 있을까?
다시 하콘에서
반짝반짝하고 빛나는 이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비록 1층에서 빼꼼하게 소리만 듣겠지만
이 뿌듯함을 새삼 또 느껴보기를... 바래본다. ^^..


+ 실컷 썼더니
  우리 나옹이년이 또 키보드를 밟는 바람에
  죄다 날렸어요-
  기억나는대로 다시 써 본...;;;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