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이라는 숫자를 새기며...
- 등록일2007.02.24
- 작성자김상혁
- 조회8423
연주 마친후 Vn1. 윤은규씨와 Va. 김보현씨와 함께 찍은 사진 ^^
오랫동안 잊고 있던 하우스 콘서트를 우연히 다시 찾게 되었다.
친구와의 약속으로 특별한 공연을 생각하다 전에 왔던 기억을 더듬어 하우스 콘서트를 가기로 하고 다시 찾은 하우스 콘서트는 그 자리 그대로 그 때의 감흥을 그대로 간직한 채 있었다
이미 한달전부터 이 공연을 보기로 약속하고 있었던지라 설레는 발걸음으로 문을 들어섰을 때 오랫동안 찾지 않은 고향집을 들어서는 그런 기분이 너무 편안했다.
20여분 전에 미리 도착해 앞자리에서 연주를 기다리며 프로그램을 봤는데 한달전과는 프로그램이 달라져 있었다.
사실 바르톡에 은근한 기대를 하고 온 터라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2부 라벨을 기다리기로 했다.
시작시간보다 4~5분 정도 늦게 시작한 공연에선 기대했던 바르톡보다 기다리고 있던 라벨보다 더 놀라운 베토벤을 들었다.
베토벤 현악 사중주 1번...
베토벤이 처음 교향곡을 만든 해인 1800년에 만들어진 현악 사중주 첫곡으로 절제되고 정확한 화성으로 모짜르트적인 작곡요소가 여기저기 보이는 곡이다. 아직은 낭만의 색채보다는 고전음악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는 곡으로 음악적인 기교나 요소보다는 지인들과 가벼운 자리에서 연주하기 위해 만든 곡의 범주에 속한다고 한다. 어찌보면 바르톡보다는 하우스 콘서트 분위기에 더 어울리는 곡인 거 같다 ^^;
1악장에서 약간 흔들린 듯한 모습에 이내 실망했지만 2악장에서 보여준 놀라운 표현은 아직도 생생한 감동으로 남아 있다. 이때까지 들어본 여느 음반이라던가 연주보다도 더 감동적인 선율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베토벤 현악 사중주 중에서도 손에 꼽는 명곡으로 베토벤이 작곡했을 때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의 무덤 장면이 생각난다"고 할 정도로 애절한 곡으로 이 날 연주에서 Vn1. 와 Vc.의 호소력 짙은 소리는 감히 이 날 최고의 연주였다고 혼자 생각했다.
2악장의 감동을 잊지 못한 채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3악장과 기교넘치고 발랄한 4악장을 뒤로하고 1부 프로그램이 끝났다.
인터미션중에도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2악장의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은 여느 음반 못지 않은 감동으로 남았다.
짧은 휴식이 끝나고 2부의 라벨 연주를 들었는데 1부보다 더 빛나는 소리로 좌중을 압도했다.
힘있는 연주와 놀라운 기교는 많은 연습과 노력을 알게 했다.
프랑스 작곡가로 낭만시대 작곡가의 유일한 현악사중주 곡인 이 곡은 뛰어난 기교를 요하는 곡임에도 큰 무리없이 곡을 소화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깊었다.
특히나 초절정의 4악장에서는 흐트러짐없는 모습으로 넷이 하나인 듯 한 연주에는 혀를 내두를만 했다.
앵콜곡으로 연주 된 Someday My Prince Will Come의 잔잔한 멜로디로 1시간여의 공연을 마무리 짓고 또 하나의 감동을 가슴에 새겼다.
약속이 있어서 연주가 끝난 뒤 와인으로 간단히 목을 축이고 연주자분들과 사진만 찍고 얼른 오느라 별로 얘기를 못한게 아쉬웠다.
Beethoven을 다시 새겨준 THE Quartet 이라는 이름과 143을 새기며 다음 연주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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