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그리기...
  • 등록일2007.01.07
  • 작성자사하
  • 조회8284
사실 클래식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음악은 이론적으로 알고 접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에대한 느낌과 감명을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있는 나는 두려워 하지않고 하콘에 발을 들였다.

공연장이 되는 2층으로 들어서는 순간 난 입이 딱 벌어졌다.
설치되어 있는 마이크와 콘솔, 멋진 스피커, 벽면을 채우고 있는 책과 수많은 CD와 DVD들,,, 그리고 설치되어있느는 빔...
내가 갖고 싶던 방에 모습과 너무나도 많이 닮아있었다.
대학와서 처음 만든 백색모형이 본인이 갖고싶은 방이었는데,,,
내가만든 그 백색모형을 많이 닮은 하콘에 공연장은 연주전부터 나를 설레이게 만들었다.

공연은 시작되었고 나는 숨을 죽이고 귀를 열기위해 집중했다.
하지만 귀를 열어 음악을 듣다가도 시각에 집중되는 의식이동을 느꼈다.
아무래도 음악도 음악이지만 바로 코앞에서 연주하는 연주자의 모습은 사람을 뭉클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서 시선이 연주자의 움직이는 근육하나하나를 훓고 있었다.
소극장에서 연극을 볼때처럼...

잘  모르는 클래식 곡들이지만 생각보다 머리속에 많은 이미지들을 불러 일으켰다.
첫곡 슈베르트 소나타에 경우는 구체적 이미지보다는 그냥 추상적인 정서에서 그쳤다.
평화롭고 아늑하고 따뜻하고 행복한...

루토슬라프스키(맞나?)에 곡은 듣는 순간 히치콕의 스릴러 영화한편을 본듯한 느낌이었다.
사람은 끊임없이 휘두르며 조여오는것 같은 느낌이 히치콕에 스릴러 영화의 여러장면들을 떠올리게 했다.
게다가 연주자들에 힘있고 파워풀한연주는 온몸에서 민트향이 화하게 퍼져나가는 것같았다.

세번째 생상스에 곡은 늘씬한 무희의 화려한 치마자락같은 곡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마지막 곡은 개인적으로 어려웠다.
당췌 머릿속에 산뜻한 그림이 그려지질않아서 멍하니 아무생각없이 들었던것같다.
순간순간 안톤체홉에 갈매기의 니나에 모습이 왔다갔다 했지만 정확히 니나의 소리는 아니었다.

공연이 끝났을때 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 기억속에있는 느낌과 이미지들을 여러가지 소리와 매치시키는 일은 나만에 작은 즐거움이기 떄문이다.
게다가 악기의 소리가 내 몸주위에 풍성하게 차있는 느낌은 정말 황홀했다.
지어가는 보름달이 구름뒤로 어슴름하게 비치던 멋진 2007년의 1월 5일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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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일기쓰듯이 편하게 써내렸습니다.
두서없이써서 민망하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이런 멋진공연 준비하신 연주자분들과 박창수 선생님(이런 호칭이 맞을런지...), 공연준비를 위해 애쓰신 모든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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