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3회 하우스콘서트 관람기
  • 등록일2016.01.05
  • 작성자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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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콘에 온게 참 오래만이었다. 2007년 연희동의 박창수선생님댁 2층 거실에서부터 도곡동 율하우스까지 다녔었는데, 몇 년 간 한국을 떠나있으면서 하콘에 올 기회가 없었다. 간간히 하콘 홈페이지에 들어와 일정을 보며 눈물만 삼킨 것도 여러번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계속 하콘 스케줄을 체크하고 있었지만 일 때문에 시간이 잘 나지 않다가, 신년음악회 출연진을 보고는 이번엔 어떻게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예약했다. 그리고 그날 회식도 제끼고 왔다. (음악회에 '갔다' 가 아닌 '왔다' 라고 쓰는 이유는, 하콘 공연장에 들어서니 처음 오는 곳인데도 오랜만에 돌아온 양 그렇게 마음이 편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비르투오지가 작년에 창단했다는 소식은 기사로 접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된건 정말 좋은 기회였다. 하콘의 가장 큰 장점인 연주자와 관객의 거리가 정말 가깝다는건 특히 이런 현악 연주에서 더더욱 그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마룻바닥에 울리는 현악기들의 하모니가 좋아서, 공연 내내 한 손은 바닥에 대고 있었다. 



가장 좋았던 곡을 꼽으라면, 단연 바흐. 스트링 오케스트라와 두 대의 바이올린, 그리고 하프시코드의 조화는 춥지 않은 겨울 밤에 듣기 제격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의 바흐는 이미 정평이 나있었고 그동안 몇 번 연주회장에서 듣기도 했지만, 같은 노부스콰르텟의 김영욱의 바흐는 색다른 모습이었다. 바흐 하면 떠오르는건 화려한 기교나 기술 없는 정말 말 그대로 순수한 연주 그 자체인데,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바흐와도 잘 어울릴줄은 몰랐다.



아는 곡들을 들었으면 새로운 곡들도 들어볼 차례. 인터미션 후의 아텐베르크와 사라사테는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의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왜 그녀가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인지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을 수 있었다. 특히 사제간의 연주는, 바이올린에서 스파크가 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수트의 아리랑과, 앵콜곡들은 다시 '들어본 곡들'. 아름다운 우리 선율을 클래식으로 재해석한게 돋보인다. 가끔 랑랑이나 윤디가 앵콜에서 중국의 민속 음악들을 피아노로 연주할 때가 있는데, 우리 연주자들도 이렇게 우리나라 곡들을 베이스로 한 곡들을 앵콜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고 싶다.





그리고, 귤이 정말 맛있었다. :) 하나 더 먹을걸 그랬다.

그리고 그리고, 6년만에 다시 본 박창수선생님은 정말 그대로이시다. 혼자 시간이 흐르지 않는 딴 세상에 사시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