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사랑한다 - 꿈다락토요문화학교 2주차
- 등록일2014.08.18
- 작성자김경윤
- 조회1175


2주차 목관악기 - 숨쉬는 음악
여름이라 그런지 비 내리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세상의 먼지들은 가라앉고, 흙냄새와 더불어 나무냄새가 짙어집니다. 어릴 적 비오는 날에 나무냄새를 맡으면, “나무가 좋아하는 것 같아.” 라고 말하며 나무를 만져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비슷한 생각이지만 요즘에는 나무가 숨을 쉬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혹여 누군가에게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무들에게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날이지 싶습니다.
이번 주 과천시민회관에서 진행된 <몸으로 느끼는 소리체험>은 2주차로, 목관악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연주자가 숨을 불어넣어 소리가 나는 것이 비오는 날의 나무냄새가 떠올랐습니다. 키가 큰 나무, 작은 나무, 둥치가 두꺼운 나무, 얇은 나무처럼 각자의 향기대로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예전에 목관악기 소리를 들었을 때, 뭔가 감성적인 것이 좋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약간 먹먹한 것이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잘 모르던 저의 편견이었나 봅니다. 자꾸 들으니 나무의 질감처럼 따뜻한 울림이 더욱 느껴집니다.
음악가 페루치오 부조니(1866-1924)는 음악을 일컬어 “듣기 좋은 공기” 라고 표현했습니다.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전해지는 소리가 음악인 것이, 참으로 적절한 비유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때때로 자신만의 호흡을 필요로 합니다. 여럿이서 같이 부대끼며 살아가지만 각자만의 숨을 쉴 공간,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 호흡이 거칠지, 편안할지, 어떨지는 개개인의 몫이고 또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모두에게 음악은 ‘듣기 좋은 공기’로 다가옵니다.
지난 토요일에 만난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될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습니다. 끊임없이 즐겁고 신나는 일을 찾는 아이들처럼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더라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음악이 ‘듣기 좋은 공기’로써 숨 쉴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에 젖은 나무처럼 푸른 숨을 쉴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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