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 등록일2008.07.13
  • 작성자모하비
  • 조회4260
그렇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나름 꾸준히 밤이되면
편한 옷을 입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단지 내를 열심히 돌며 온동이란 걸 한다.
운동을 하게 된 계기에는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지만.

사건은 바야흐로 장마기간,
놀이터에 자꾸 시선을 거슬리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면서부터였다.
뭐지? 저 자그맣고 까만 게다가 움직이는 것의 정체는?
개구리. 예쁜 초록의 개구리가 아닌 죽어버린 풀색의 메마르고 거친 개구리.
팔딱 뛰어 스칠까 걱정하며 운동을 한 다음날 개구리가 한마디 더 늘고 말았다.
나도 움직이고 너도 움직이면...?
예전에 집으로 가던 중 발 밑에 까만부분이 보이길래 디딜까 하다 짧은 다리 길게 뻗어 땅을 디딘순간 움직이던 개구리가 생각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리고 며칠 후,
놀이터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보이지 않아 안도의 마음으로 열심히 단지 내를 걸었다.
어라? 내리막길 구석에 개구리가 보이는게 아닌가.
"캬, 멀리도 왔구나."
하지만 결국 며칠간 밟으면 어쩌나라는 기우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녀석이 어느덧 움직여 길 한복판으로 나왔나보다.
빗물자욱일거라 생각하며 아무 의심없이 발을 딛자
"엄마야!"
나도 개구리도 뒷걸음쳐 한동안 놀란 가슴을 달래야 했다.
걷는 내내 발바닥에서 전해지던 개구리 다리 뼈의 느낌.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미안했지만 그 맘을 어찌 전할꼬.

개구리를 본 날부터 불안하더만 결국 그리되고 말았다.
생각의 기운이 강해서 결국 현실로 이루어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