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저널] 변하지 않는 울림의 감동, 제 1000회 하우스콘서트
  • 등록일2023.11.16
  • 작성자하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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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울림의 감동

제1000회 하우스콘서트




2023년 10월 10일 롯데콘서트홀



'하우스콘서트의 특별한 외출'이라는 부제로 열린 1000번째 하우스콘서트는 무대와 객석 세팅부터 기존 공연과는 반대의 성격을 띄었다.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이 사용하는 단층을 무대석으로 사용해 100명의 관객을 앉혔고 나머지 관객들은 합창석과 그 옆 날개석에서 관람하도록 했다. 기존 1,2,3층의 객석에는 촬영 기사만 있을 뿐이었다. 자연스레 연주자들의 보면대와 의자는 기존 객석을 등에 지고 합창석쪽을 바라보고 놓여 있었다. 롯데콘서트홀 역사상 처음 시도하는 무대 형태였겠지만 하우스콘서트 입장에서는 첫 공연부터 추구해 온 무대와 객석의 친밀함을 장소에 맞게 취한 것뿐이었다.



박창수 대표의 간단한 인사말 후 에라토 앙상블의 연주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현악기와 오보에, 호른에 하프시코드까지 들어간 모차르트의 첫 번째 교향곡에서 어린 천재 음악가의 놀라운 음악성이 느껴졌다. 그간 재능있는 연주자를 발굴하고 소개해 온 하콘의 행보가 떠올랐고 다음 순서인 11세 첼리스트 김정아의 무대와도 연결되었다. 바흐 '무반주 조곡 1번' 중 '프렐류드'와 조반니 솔리마의 '라멘타티오' 두 곡을 연달아 연주한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나이를 무색케 하는 자신감과 집중력이었다. 자연스러운 울림을 추구하는 보우를 바탕으로 음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이어진 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의 시도도 인상적이었다. 이들의 연주 후 암전 상태에서 바로 이어진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등 뒤에서 꽂히듯 들리는 오르간의 장대한 울림은 롯데콘서트홀이기에 가능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THC] 1000회 콘서트_김정아(Cello) ⓒShjin-joong Kim

 


후반 첫 무대는 독특한 조합의 앙상블이 펼쳐졌다. 생황 연주자 김효영과 하피스트 황세희, 타악기 연주자 김정균이 박경훈의 '생황을 위한 푸리'를 연주했는데 생황을 중심으로 두 악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다채롭고 환상적인 무대가 펼쳐졌고 공연의 분위기도 한껏 고조되었다. 이어진 젊은 현악 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의 하이든 '현악 사중주 사장조 Hob.lll:41'은 악장이 진행될수록 연주의 몰입도가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교체된 바 있는 제2바이올린을 객원 연주자가 맡아서일까, 창단 초기의 치밀함과 섬세함이 다소 무뎌져 아쉬움을 주었다.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연주하는 바흐의 '반음계적 판타지와 푸가 라단조'는 노래하는 타건과 서정적 프레이징이 주는 아름다움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마지막 순서는 앙상블 블랭크가 연주하는 스티브 라이히의 '8개의 선'으로 각기 다른 주제들이 엇갈리고 포개지며 점진적으로 증폭되는 구조가 묘한 긴장감을 주는 작품이다. 지휘자 겸 작곡가 최재혁의 리드로 앙상블 블랭크는 작품의 복잡한 듯 단순한 메시지를 능숙하게 풀어냈다.



지난 21년간 꾸준하게 공연을 이어온 하콘. 그 1,000번째 공연은 공간 활용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편성의 프로그램과 연령과 장르를 초월한 연주자들의 무대로 오랜 시간 지켜온 그 정체성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이 특별한 외출을 감행했던 이유가 1000이라는 숫자를 기념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보다 음악이 주는 감동은 규모나 화려함이 아닌 본질과 깊이에 한발 더 다가가려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데 있지 않았을까. 작곡가이자 프리뮤직 연주자이기도 한 박창수 대표는 공연 말미에 대표직을 내려놓고 본인의 음악 활동에 좀 더 매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동안 하콘의 살림살이를 살뜰히 책임져 온 강선애 수석 매니저가 대표직을 이어간다는 후문. 마지막 관객들이 보낸 기립 박수는 작은 공간속 큰 울림을 선사해 온 더하우스콘서트의 지난 시간에 대한 격려이자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응원을 동시에 품고 있는 듯했다.



김희선 사진제공 더하우스콘서트

음악저널 202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