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의 향기] 클래식을 가까이, 감동을 더 가까이 – 아티스트의 예술혼을 만나다
  • 등록일2020.06.08
  • 작성자하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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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클래식을 가까이, 감동을 더 가까이 – 아티스트의 예술혼을 만나다



“소박한 듯 노블하게, 조용한 듯 열정적인 하우스콘서트만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글‧사진 : 이종철(에디터)



 



 



한동안 중단‧취소됐던 공연과 전시가 차츰차츰 재개되고, 그동안 클래식음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반향을 얻어왔던 ‘하우스콘서트’도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2002년 7월부터 시작돼 18년 동안 꾸준히 개최돼오며 사랑받았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중단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번에 다시 관객들을 맞으면서 클래식음악 연주를 목마르게 기다려온 이들을 어떻게 위로해줄지, 또 어떤 기획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큽니다.



더하우스콘서트 강선애 수석 매니저에게 코로나19 시대의 문화예술계 이야기, 하우스콘서트의 진행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중단/취소되는 등 어려움이 컸는데, 하우스콘서트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합니다.



하우스콘서트 역시 많은 공연이 취소됐어요. 하지만 그 상태로 시간을 흘려보낼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심하면서 온라인 콘텐츠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3월에는 매일 다른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는데요. 그동안 하우스콘서트가 아카이빙 해온 음원‧영상‧사진들을 활용해서 지난 공연의 히스토리를 엮어내는 ‘포토 코멘터리’, 음악과 관련된 책이나 음반 등을 소개하는 ‘음악의 벗’, 하우스콘서트 실황 음악이 연속으로 재생되는 ‘한 주의 쉼표’, 연주자들을 초대해서 이야기 나눈 ‘소심음감’, 사무실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등 여러 가지 콘텐츠를 선보였죠. 그중에서도 하우스콘서트 사무실에서 진행한 ‘오피스 콘서트’는 저희와 연주자들,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해준 콘텐츠였어요. 예술가의집 하우스콘서트가 매주 월요일에 진행되고 있다가 잠시 중단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공백을 채우고자 일부러 월요일을 택했는데, 어떤 방식으로든 하우스콘서트는 늘 진행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요.






“7월 한 달간, 31일 동안 펼쳐지는 줄라이 페스티벌- 순수예술을 만나러 대학로로 오세요!”







재개된 하우스콘서트는 올해 남은 기간동안 어떤 기획으로 진행될 예정인가요?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예술가의집 하우스콘서트와, 올 여름에 진행할 페스티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술가의집 하우스콘서트는 작년부터 테마를 구성해 시리즈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데, 2020년 더하우스콘서트 상주 음악가인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함께하는 공연이 앞으로 3회 더 남아있고, 신진 아티스트를 위한 클로즈업 시리즈(5월)와 중견 음악가 시리즈(6월), 800회 특집 공연(9월) 등이 마련됩니다. 중단 기간에 열리지 못한 기획도 적절한 일정에 진행할 생각이고요.



매년 7월에 열리던 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은 ‘원먼스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해왔는데 올해는 ‘줄라이 페스티벌’로 새롭게 명칭을 변경(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개최 <대한민국공연예술제> 우수공연예술제 선정)했습니다. 이번 ‘줄라이 페스티벌’에서는 7월 한 달간 매일 하우스콘서트를 여는데, 베토벤 탄생 250주년 특집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피아노 4 Hands 버전)과 바이올린‧첼로 소나타 전곡 연주,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를 무대에 올릴 계획입니다. 특히,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는 마지막 날인 7월 31일 열리는데, 오전 11시부터 밤 12시까지 32명의 피아니스트가 한 작품씩 릴레이로 13시간 동안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클래식, 국악, 재즈, 실험음악, 무용까지 다양한 공연이 올라갑니다. 대학로에서 한 달간 순수예술 공연이 집중되는 일은 흔치 않은데, 상업화된 대학로의 문화지형을 바꾸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하우스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공연이 중단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이 가장 컸어요. 하지만 공연 재개를 바라는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자체적인 자구 노력을 기울였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힘쓰면서 버텨올 수 있었죠.

사실 하우스콘서트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만큼 공연할 때마다 적자를 적립하는 격이었어요. 그래도 그동안 공연 횟수를 줄이지 않고 늘려온 것은, 하우스콘서트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역 공연장 활성화나 기초예술의 확산에 힘을 싣기 위해서였죠. 저희가 행동으로 먼저 보여야 하니까요. 공연 중단 기간동안 이러한 생각이 더욱 굳건해진 것 같아요. 앞으로 개인 후원자들을 멤버십 형태로 모으고,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하는 일들의 공감대를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근래에 문화예술 행사가 하나둘 재개되고 있는데, 예술가나 예술단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어떤 상황이든 기조가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예술은 물론 그동안 자신을 응원해 온 사람들에게도 보여줘야 할 덕목이라 생각해요. 눈앞의 단기적인 계획에서 볼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비단 예술가뿐 아니라 정책, 행정, 기획 모든 분야에 몸담고 있는 분들 모두가 마찬가지입니다.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문화적으로 분위기가 위축된 요즘, 문화예술계는 여러 기관‧단체, 개인 차원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문화예술의 베이스가 탄탄할 때 그 자양분이 대중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리가 기초 문화예술을 강조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죠.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좀 더 멀리 바라봤을 때 문화예술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초 문화예술 분야의 목소리와 활동에 더 귀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기초 문화예술은 우리 문화를 튼튼하게 가꾸는 토양입니다.

우리 문화예술이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코로나19 긴급모금 캠페인 <예술나무로 다시, 봄>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후원문화가 어떻게 하면 활성화될 수 있을까요?



하우스콘서트가 기초 문화예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캠페인은 크게 환영할 일이죠. 이 같은 후원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기초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초문화는 씨앗을 뿌리는 일이고 대중문화는 열매를 따는 일과 같다”는 말이 있는데요, 씨앗을 제대로 뿌리지 않고 열매만 취하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초문화가 가진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 인식이 확장되면 문화예술이 왜 중요한지, 우리 삶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해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겁니다. 그러한 토대 위에 후원문화가 자연스럽게 꽃피우게 되리라 생각하고, 다른 누구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이럴 때 즐길만한 활동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요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총 32곡)을 하루에 한 곡씩 여러 연주자들의 버전으로 듣고 있습니다. 그렇게 매일 한 곡씩 집중해서 듣는 일은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작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더불어 새로운 시각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공부가 많이 된다는 걸 하루하루 깨닫고 있죠. 여러분도 음악이나 책을 통해 좋아하는 분야의 고전작품 탐구를 해보면 어떨까요? 이런 시기일수록 나중을 위해, 그리고 그동안 부족했던 공부를 할 기회로 활용해보세요. 지금이 좋은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