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다감] 2014년 7월 16일- 화백의 집에서 듣는 실내악…‘원데이 페스티벌’ 안성
  • 등록일2014.07.22
  • 작성자하콘
  • 조회1550

[한중일서 동시에 즐기는 공연 ‘원데이 페스티벌’] ③ 안성 문순우 화백 스튜디오

지난 12일, 경기도 안성시 문순우 화백의 스튜디오에서 콰르텟 연주자들의 하우스콘서트가 열렸다. 안성의 너리굴 문화마을 아래 머린골산 중턱에 위치한 문순우 화백 스튜디오에는 이날 약 50명의 청중이 모였다. 사람들은 숨죽여 연주를 듣다가 한 곡 한 곡 연주가 끝나면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며 연주자를 격려했다.

이번 연주는 특정한 날짜, 특정한 시간에 여러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원데이 페스티벌’의 일환이었다. 원데이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하루(one day)에 열리는 축제인데, 2013년에는 한국 전역에서 65개의 공연이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동시에 시작돼 큰 호응을 얻었다.

2014년에는 이를 좀 더 확대시켜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개최했다. 이에 따라 12일 오후 7시(중국은 현지시각 6시), 세 나라에서 총 94개의 공연이 일제히 시작됐다.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문다는 콘셉트로 공연장 외에도 소소하게 작은 공간에서 열리는 소규모 콘서트를 통해 아티스트와 관객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물론, 오랜 시간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3국 간의 나라 간 경계를 허물고 음악으로 하나 되자는 뜻을 담았다.

문순우 화백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바닥과 벽에 ‘원데이 페스티벌’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문순우 화백은 사진, 회화, 드로잉, 도예, 설치미술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예술세계를 선보이는 작가다.

그는 가끔 지인들을 초대해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원데이 페스티벌의 공연장으로 선정돼 특별히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넓은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미리 온 사람들은 문순우 화백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고, 연주시간이 되어가자 자연스럽게 여기저기 마련된 의자에 착석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저녁 7시, 공연을 준비한 벨루스 콰르텟의 첼리스트 송인정, 비올라 김신희, 제1바이올린 고진영, 세컨 바이올린 최규정이 악기를 들고 등장하자 관객들은 따뜻한 박수로 그녀들을 맞았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은 총 10개 정도의 곡으로 이뤄졌는데 각 곡이 연주되기 전 첼리스트 송인정은 곡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관객들이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기 쉽게 도왔다.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쇼스타코비치의 8번 현악 4중주, 어메이징 그레이스로 유명한 바하의 음악, 현악기를 손으로 튕기는 피치카토 주법으로만 이루어진 피치카토 폴카, 아리랑 등의 연주들은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친숙하고 신나는 곡들이 많았다. 모든 연주가 끝난 뒤에는 앙코르가 3번 정도 이어졌고,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하는 와인파티도 이어졌다.

이날 연주를 진행한 벨루스 콰르텟은 4명의 연주자들이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지낸 동문으로 실내악 연주를 하는 그룹이다. 오사카 국제콩쿠르 3위 입상과 더불어 ‘매력’이라는 팀명에 걸맞게 조화로운 팀워크, 친숙한 말솜씨, 세련된 무대매너를 통해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벨루스 콰르텟의 첼리스트 송인정은 “원데이 페스티벌을 기획한 박창수의 하우스콘서트에 매년 참여하며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다가 올해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나며 서로 가까이 느끼는 분위기가 좋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데이 페스티벌이 2014년에는 중국 일본까지 진출을 해서 상당히 의미있는 자리이다. 똑같은 시간에 클래식 연주로 공연 문화를 활성화하는 아이디어도 좋고 하우스콘서트의 형식으로 관객의 피드백과 에너지도 바로 받을 수 있어서 좋다. 예상치 않았던 문순우 화백의 스튜디오의 예술적인 작품들 속에서 멋진 음식과 음악, 미술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원데이 페스티벌에 참여한 시인 민경훈은 “안성에 거주하고 있는데 문순우 화백의 초대로 공연을 보러 왔다. 대단히 좋았다. 동양 3국이 국가적, 역사적 문제로 반목하고 대립하는 상황인데, 예술계에서 원데이 페스티벌이 해소와 조화의 흐름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화백의 스튜디오에서 공연이 열려 친숙하고 벨루스 콰르텟의 열정적인 연주가 좋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중일 3국의 연주자들이 한날한시에 펼친 공연. 게다가 서울에서 벗어난 경기도 안성의, 화백의 집에서 열린 공연의 열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공연이 끝난 뒤 열린 와인파티에서도 열기가 이어졌다. 2015년에도 원데이 페스티벌은 계속된다고 하니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정책기자 송은정(프리랜서) tkghl22 @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