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13년 6월 26일- 같은 시간, 다른 공간… 65개 팀 ‘별난 무대’
  • 등록일2013.06.27
  • 작성자류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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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2일 오후 7시 30분 ‘원 데이 페스티벌
•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더블베이스 연주자 남매인 성민제-미경 씨는 오는 7월 12일 오후 7시 30분 과천 시민회관 무대에서 2대의 더블베이스 음악회를 갖는다. 같은 날 같은 시간,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씨는 피아니스트 조수현 씨와 충남 당진 문예의 전당에, 바리톤 정록기-피아니스트 최사랑 씨는 전북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 오른다.

클래식 연주자뿐 아니라 대중음악, 재즈, 국악, 실험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 65개 팀이 동일한 일정으로 전국 각지에서 발표무대를 마련한다. 대중음악의 황신혜밴드는 부산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재즈 연주자 강태환 씨는 서울 마포구 요기가 표현갤러리에서 바로 그 시간에 만날 수 있다. 한국 1세대 전위예술가 무세중 씨의 퍼포먼스는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진행된다.

전국 38개 시•군의 문예회관과 대안공간 65개소에서 ‘2013:원 데이 페스티벌’이 같은 날 동시에 펼쳐진다. 클래식음악을 중심으로 국악, 실험예술 등의 무대가 문예회관을 비롯해 각 지역 소공연장, 학교, 군부대, 성당, 극장 및 공모를 통해 선정된 가정집 8곳에서 펼쳐진다.

이날 290여 명의 연주자는 공연장별로 적게는 20∼30명부터 많게는 100∼200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1시간 동안 특화한 무대를 이끈다.

동일한 시간, 서로 다른 공간에서 열리는 7월 12일 공연은 지난해 처음 시도된 ‘2012:프리, 뮤직 페스티벌’의 후속 프로그램이다.

기획자는 2002년 자신의 집서 마련한 소규모 음악회를 시작으로 11년여 ‘하우스 콘서트’란 이름의 작은 음악회를 이끌어온 음악가 박창수 씨. 그와 뜻 맞는 음악동료들은 각 지역 문예회관을 공연장으로 적극 활용하는 한편, 지역문화의 고른 발전을 일깨우는 의미에서 한날 동시다발의 무대를 시도한 것.

기획자 박창수 씨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100개 공연을 목표로 추진했다”며 “그러나 지방 문예회관의 참여가 저조해 문화예술회관은 17개소뿐 소극장과 대안공간을 공연장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1주일간의 페스티벌기간 중 전국 각지에서 100개의 공연이 펼쳐진 반면, 올해는 단 하루뿐의 일정으로 전국 각지서 동시에 기획공연을 펼친다.

마룻바닥을 울리는 악기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대형문예회관의 경우 공연장 무대마루에 객석을 마련하는 이번 공연은 연주자와 관객의 교감을 중시하는 작은 음악회다. 문예회관 외에 서울 명지고교, 세종시 한솔중학교 등 각급 학교와, 용인 양지성당과 보명사 및 창원의 해군9전단 등 다양한 공간에서 음악무대가 전개된다.

올해엔 서울 강남 김영조의 집을 비롯해 리코디스트 염은초의 용인 집 등 일반 가정집도 8개가 포함돼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정읍시 가정집은 70대 부부가 사는 정애자 씨의 집이며, 가정용 피아노로 피아니스트 정재원 씨의 독주회가 열린다. 또한 온가족이 악기를 연주하는 김해시 김주연 씨의 주유소 건물 2층 집에선 이날 성악가 장은녕, 박상진 씨의 노래(피아노 임소영)가 울려퍼진다.

이밖에 구미역의 경우 목포지역 연주자들인 포르테브라스퀸테트의 무대가 열리고, 서귀포 본태박물관에서는 현악4중주 카메라타제주가 공연하는 등 지역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문예진흥기금 기부금 등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입장료가 공연별로 무료 혹은 1000∼2만 원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