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2013년 5월 22일- ‘하콘’이 나주에 오지 못하는 이유
- 등록일2013.06.06
- 작성자미시시피
- 조회1160
• 편집부국장겸 문화선임기자
관객들은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음악을 감상한다. 공연 후엔 연주자와 관객이 와인 한 잔을 놓고 둘러앉아 대화를 나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박창수(49)씨의 서울 자택에서 매월 두 차례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이름하여 ‘더 하우스 콘서트’(이하 하콘).
지난 2002년 7월 박씨는 ‘한•일 월드컵’ 분위기에 편승해 의미도 없는 대형공연들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오래전부터 꿈꿨던 ‘거실 음악회’를 추켜 든 그는 낡은 자택을 개조해 2층을 30여 평의 연주공간으로 꾸몄다. “집에서 무슨 음악회냐?”는 주변의 비아냥이 있었지만 ‘하콘’은 11년째(340회) 이어져 오고 있다. ‘거실 음악회’의 장수 비결은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어 악기의 울림과 감동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국 21개 도시의 23개 공연장에서 ‘하우스콘서트 대한민국 공연장 습격 작전’이라는 타이틀로 일주일 간 100회 공연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지방의 공연장이 공연료 200만 원(연주•숙박•교통비 등 포함)을 부담하면 예술가들이 무대를 꾸미는 형식이다.
박씨의 무모한 도전은 올해도 이어진다. 오는 7월12일 하루 동안 전국 100개 공연장에서 100개 공연을 선보이는 ‘원데이 페스티벌’이다. 그가 이런 깜짝 이벤트를 벌이는 이유는 지방 공연장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전국에 400곳(500석 이상)의 공연장이 있는데 공연일수가 일 년에 10번도 안 되는 곳이 태반”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문광부가 발표한 ‘2012년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광주와 전남•북공연장 107곳의 가동률은 27.7%였다.
하지만, 박씨의 ‘습격작전’은 예향에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지자체의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미 다른 공연일정이 잡힌 광주문예회관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나주, 완도 등의 공연장은 예산과 지역민들의 무관심을 이유로 ‘하콘’ 입성을 불허했다. 특히 내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전하는 미래 예향의 중심지인 나주시문예회관은 “주민들이 ‘하콘’을 모른다“며 주최측의 끈질긴 섭외를 거절했다. 공연장을 ‘놀리는’ 한이 있더라도 ‘듣도 보도 못한’ 음악회에 무대를 내줄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하콘’을 처음 접한 후 꾸준히 공연을 열고 있는 김제, 고창, 부안 등과는 대조적이다.
문화향유는 과거의 ‘경험’과 감동에 영향을 받는다. ‘하콘’을 모른다는 이유로 ‘거실음악회’를 접할 기회를 차단하는 건 지자체의 안일한 발상이다. ‘하콘’을 모르는 주민들에게 색다른 음악회의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야말로 문화행정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음악을 감상한다. 공연 후엔 연주자와 관객이 와인 한 잔을 놓고 둘러앉아 대화를 나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박창수(49)씨의 서울 자택에서 매월 두 차례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이름하여 ‘더 하우스 콘서트’(이하 하콘).
지난 2002년 7월 박씨는 ‘한•일 월드컵’ 분위기에 편승해 의미도 없는 대형공연들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오래전부터 꿈꿨던 ‘거실 음악회’를 추켜 든 그는 낡은 자택을 개조해 2층을 30여 평의 연주공간으로 꾸몄다. “집에서 무슨 음악회냐?”는 주변의 비아냥이 있었지만 ‘하콘’은 11년째(340회) 이어져 오고 있다. ‘거실 음악회’의 장수 비결은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어 악기의 울림과 감동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국 21개 도시의 23개 공연장에서 ‘하우스콘서트 대한민국 공연장 습격 작전’이라는 타이틀로 일주일 간 100회 공연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지방의 공연장이 공연료 200만 원(연주•숙박•교통비 등 포함)을 부담하면 예술가들이 무대를 꾸미는 형식이다.
박씨의 무모한 도전은 올해도 이어진다. 오는 7월12일 하루 동안 전국 100개 공연장에서 100개 공연을 선보이는 ‘원데이 페스티벌’이다. 그가 이런 깜짝 이벤트를 벌이는 이유는 지방 공연장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전국에 400곳(500석 이상)의 공연장이 있는데 공연일수가 일 년에 10번도 안 되는 곳이 태반”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문광부가 발표한 ‘2012년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광주와 전남•북공연장 107곳의 가동률은 27.7%였다.
하지만, 박씨의 ‘습격작전’은 예향에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지자체의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미 다른 공연일정이 잡힌 광주문예회관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나주, 완도 등의 공연장은 예산과 지역민들의 무관심을 이유로 ‘하콘’ 입성을 불허했다. 특히 내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전하는 미래 예향의 중심지인 나주시문예회관은 “주민들이 ‘하콘’을 모른다“며 주최측의 끈질긴 섭외를 거절했다. 공연장을 ‘놀리는’ 한이 있더라도 ‘듣도 보도 못한’ 음악회에 무대를 내줄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하콘’을 처음 접한 후 꾸준히 공연을 열고 있는 김제, 고창, 부안 등과는 대조적이다.
문화향유는 과거의 ‘경험’과 감동에 영향을 받는다. ‘하콘’을 모른다는 이유로 ‘거실음악회’를 접할 기회를 차단하는 건 지자체의 안일한 발상이다. ‘하콘’을 모르는 주민들에게 색다른 음악회의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야말로 문화행정의 기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