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12년 7월 4일 - 무대와 객석 경계 허문 ‘生음악 울림’
  • 등록일2012.07.04
  • 작성자하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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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일 ‘2012 프리, 뮤직 페스티벌’
•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객석이 아니라 무대에서 공연을 관람한다. 평소 연주자 전용 공간이던 무대를 관객에게 개방한 이색 음악회다.‘2012 프리, 뮤직 페스티벌’이 9~15일 전국 21개 도시 23개 공연장에서 총 100회 열린다. 이 페스티벌은 관객이 마룻바닥에 앉아 연주자와 동일한 공간에서 공연을 감상하는 하우스콘서트 형식이다. 7일간의 페스티벌 기간 중 매일 전국 각지에서 7~18개의 공연이 동시에 진행된다.

오는 9일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스튜디오 하이, 충북 진천화랑관, 전남 목포문화예술회관, 경남 거제문화예술회관 등 12개 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

신진 스타 피아니스트 김태형 씨가 전북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작곡가 신지수, 가야금의 송정아, 바이올리니스트 이보경과 김응수, 피아니스트 오현정-최영화, 소리꾼 박민희 씨 등이 전국 공연장에서 개별 무대를 펼친다.

독특한 뮤직 페스티벌을 시도한 예술감독 박창수 씨는 관객들이 마루를 객석 삼아 공연을 감상하는 하우스콘서트를 펼쳐 온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2002년 7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신의 집 거실 마루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그는 올해 하우스콘서트 10주년을 맞아 ‘하우스콘서트 대한민국 공연장 습격작전’이란 이름의 음악회를 전국 각지 공연장에서 연다.

페스티벌 기간 중 다양한 장르에서 58개 팀 총 158명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출연자들은 지방 관객에게 다양한 음악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박창수 씨의 취지를 지지하며 출연료를 받지 않고 공연장 순례에 동참했다.

‘노개런티’로 7일간 1~4회 발표 무대를 갖는 출연자는 김태형 씨 외에도 2010년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작곡부문 우승자 전민재, 해금 연주가 강은일, 테너 박승희, 첼로의 김민지, 로커 강산에, 알토색소폰 연주자 강태환을 비롯해 재즈피아노의 김가은, 한국계 벨기에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씨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 중 90%가 지난 10년간 ‘박창수의 하우스콘서트’ 무대에서 관객들과 음악 교감을 나눴던 연주자들이다.

박창수 씨도 자신이 하우스콘서트를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율하우스에서 12일 즉흥음악회를 진행한다.

공연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기획공연에 각 공연장들도 가담했다. 공연은 대부분 무료나 입장료 5000~1만 원 선으로 진행된다. 공연장별로 선착순 100~200명은 무대에서 방석을 깔고 앉아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그 뒷순서부터는 객석을 이용하게 된다. 페스티벌에는 10명의 스태프를 비롯해 자원봉사 요원들이 진행을 맡는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지방에서도 더 많은 관객들이 음악회와 가까워지기 바랍니다. 하우스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통해 연주자와 관객 사이에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줄어들고, 관객들이 악기의 울림이며 음악의 감동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창수 씨는 “전국에 150여 개 문화예술회관 외에 800석 규모의 공연장까지 포함해 공연장 수가 400개에 이른다”며 “단발성의 유명 음악인 무대보다 열정적인 연주자와의 교감을 통해 클래식음악회가 더욱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우스콘서트 형식의 음악회’는 올해를 시작으로, 연간 공연 횟수 5000회까지 지속적으로 펼치게 된다. 내년부터 전국 150여 개 공연장에서 최소 매주 1회 기획공연을 실시할 방침이다. 지방관객에게 다양한 무대를 제공하는 한편, “연주 기회가 드물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음악인에게 발표 무대를 제공하는 대형 음악 프로젝트의 첫 무대가 다음주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