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1년 12월 26일 - 300회 맞은 "하우스 콘서트"
- 등록일2011.12.26
- 작성자박창수
- 조회1715
성탄 메들리 울려퍼진 크리스마스 이브 120명이 앉은 마룻바닥은 펄펄 끓었다
김경은 기자
300회 맞은 "하우스 콘서트"
"즐거운 크리스마스~ 마음 가볍게, 모든 근심 멀리 떠나보내세~"
중창단 "비전싱어즈"가 "크리스마스 메들리"(이현철 편곡)를 부르며 가벼운 몸동작을 섞자 관객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지난 24일 저녁 서울 도곡동 빌딩 지하 1층의 녹음스튜디오. 마룻바닥은 만석이었다. 바깥은 영하의 맹추위, 공연장 내부는 현악기 주자들이 조율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열기가 펄펄 끓었다.
피아니스트 박창수씨가 꾸리는 "하우스 콘서트"(이하 "하콘")가 이날 300회를 맞았다. 누가 출연하는지, 연주곡목이 뭔지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1일 받은 예약은 1시간 반 만에 매진됐다. 예약에 "성공"한 관객 120명이 빈틈없이 스튜디오를 채웠다. 박창수씨는 "지금까지 "하콘"을 찾은 관객은 아마도 2만명은 넘을 것"이라고 했다.
300회와 크리스마스 이브가 겹친 이날 음악회는 어느 정도 대중적이고 어느 정도 깊이도 있었다. 무대는 프리재즈계의 거장 강태환의 알토 색소폰으로 열렸고, 박종성의 하모니카와 문웅휘의 첼로, 신지훈의 플루트 등을 거쳐 "Irish trad project BARD"의 공연이 어우러졌다. 국악앙상블 "예소울"의 "쑥대머리", 안내견 찬미와 스튜디오로 나간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하우스 콘서트"는 2002년 7월 12일 박창수씨가 당시 살고 있던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 2층 방 3개의 벽을 허물고 널찍한 마루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한 달에 평균 두 차례 클래식과 국악•대중음악•프리뮤직 등의 무대를 가져왔다. 2008년 중곡동, 2009년 역삼동을 거쳐 작년 도곡동으로 옮겼지만 마룻바닥에 앉아 "연주자 코앞에서" 연주를 즐기는 건 여전하다.
평소 관람료는 2만원, 연주 후 가벼운 와인 파티가 곁들여지는 송년음악회는 5만원이다. 대신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비용을 뺀 수익금은 사회단체에 기부한다. 이날 38명의 연주자들도 무료 출연했다.
하콘에는 3가지가 없다. 악장 사이 기침과 휴대전화 벨소리, 중간퇴장이다. 이날 관객 중에는 하콘 덕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양현준•정태은씨 커플도 있었다. 10년지기 친구 사이 남녀를 설레게 한 건 작년 송년음악회. 정씨는 "현준이와 함께 하콘에 왔다가 마음이 무장해제되면서 연인이 됐다"고 수줍어했다. 두 사람은 내년 3월 결혼한다.
하콘이 막을 내리고, 스튜디오 안에 와인과 간식이 차려졌다. 비공식 공연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성탄 전야가 깊어질수록, 관객과 연주자가 하나 된 하우스 콘서트는 따뜻한 웃음으로 차올랐다.
김경은 기자
300회 맞은 "하우스 콘서트"
"즐거운 크리스마스~ 마음 가볍게, 모든 근심 멀리 떠나보내세~"
중창단 "비전싱어즈"가 "크리스마스 메들리"(이현철 편곡)를 부르며 가벼운 몸동작을 섞자 관객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지난 24일 저녁 서울 도곡동 빌딩 지하 1층의 녹음스튜디오. 마룻바닥은 만석이었다. 바깥은 영하의 맹추위, 공연장 내부는 현악기 주자들이 조율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열기가 펄펄 끓었다.
피아니스트 박창수씨가 꾸리는 "하우스 콘서트"(이하 "하콘")가 이날 300회를 맞았다. 누가 출연하는지, 연주곡목이 뭔지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1일 받은 예약은 1시간 반 만에 매진됐다. 예약에 "성공"한 관객 120명이 빈틈없이 스튜디오를 채웠다. 박창수씨는 "지금까지 "하콘"을 찾은 관객은 아마도 2만명은 넘을 것"이라고 했다.
300회와 크리스마스 이브가 겹친 이날 음악회는 어느 정도 대중적이고 어느 정도 깊이도 있었다. 무대는 프리재즈계의 거장 강태환의 알토 색소폰으로 열렸고, 박종성의 하모니카와 문웅휘의 첼로, 신지훈의 플루트 등을 거쳐 "Irish trad project BARD"의 공연이 어우러졌다. 국악앙상블 "예소울"의 "쑥대머리", 안내견 찬미와 스튜디오로 나간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하우스 콘서트"는 2002년 7월 12일 박창수씨가 당시 살고 있던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 2층 방 3개의 벽을 허물고 널찍한 마루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한 달에 평균 두 차례 클래식과 국악•대중음악•프리뮤직 등의 무대를 가져왔다. 2008년 중곡동, 2009년 역삼동을 거쳐 작년 도곡동으로 옮겼지만 마룻바닥에 앉아 "연주자 코앞에서" 연주를 즐기는 건 여전하다.
평소 관람료는 2만원, 연주 후 가벼운 와인 파티가 곁들여지는 송년음악회는 5만원이다. 대신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비용을 뺀 수익금은 사회단체에 기부한다. 이날 38명의 연주자들도 무료 출연했다.
하콘에는 3가지가 없다. 악장 사이 기침과 휴대전화 벨소리, 중간퇴장이다. 이날 관객 중에는 하콘 덕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양현준•정태은씨 커플도 있었다. 10년지기 친구 사이 남녀를 설레게 한 건 작년 송년음악회. 정씨는 "현준이와 함께 하콘에 왔다가 마음이 무장해제되면서 연인이 됐다"고 수줍어했다. 두 사람은 내년 3월 결혼한다.
하콘이 막을 내리고, 스튜디오 안에 와인과 간식이 차려졌다. 비공식 공연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성탄 전야가 깊어질수록, 관객과 연주자가 하나 된 하우스 콘서트는 따뜻한 웃음으로 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