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투데이] 2011년 8월 1일 - 프리뮤직, 침묵을 자유롭게 하다
  • 등록일2011.08.02
  • 작성자박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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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수의 프리뮤직 on screen
프리뮤직, 침묵을 자유롭게 하다

오는 8월 4일, 11일, 18일 금호아트홀에서 총 3회에 걸쳐 ‘박창수의 프리뮤직 on screen’이 열린다. 프리뮤직이란 악보나 미리 정해진 구성없이 무대 위에서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음악으로 프리뮤직 연주자가 1000명에 달하는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아직 생소한 장르다. 완벽한 즉흥음악인 ‘프리뮤직’이 연주될 이번 공연에서는 하우스 콘서트 기획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자 프리뮤직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즉흥음악 피아니스트 박창수가 주축이 돼 국내외 프리뮤직 전문 연주자들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또한 즉흥연주와 함께 상영될 1920년대 독일 무성영화 3편이 음악의 이해를 돕는다. ‘박창수의 프리뮤직 on screen’의 영화 프로그래밍은 영화평론가이자 서울아트시네마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김성욱이 맡았다.

◆ 프리뮤직은?
프리뮤직은 정확하게 Free Improvising Music으로 전위음악의 요소인 우연성, 불확정성과 재즈의 즉흥성이 결합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재즈에서 발전된 프리재즈가 현대음악과 접목되면서 프리뮤직이란 형태로 발전해왔는데, 프리뮤직은 오래된 음악 형식에서 탈피한 가장 자유로운 표현이므로 연주자의 마음과 음악성이 매우 확실하게 전해진다.
연주자의 내면세계를 무대에서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프리뮤직은 함께하는 연주자에 따라 현대음악, 민속음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도 융합할 수 있는 폭넓은 형태의 열린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완전한 즉흥과 계획된 즉흥이 있으며, 공연자에 따라 약속된 즉흥을 택하는 경우와 완전한 즉흥의 경우를 택하는 경우가 있다. 작곡이 만들어 놓은 완성품이라면 프리뮤직은 작곡을 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재즈에서의 즉흥성이 미리 짜인 아우트라인 아래에서 이뤄진다면 프리뮤직은 그 아우트라인조차도 없다는 차이점이 있다.

프리뮤직은 악보도 구체적인 계획도 없지만, 사실은 무대에서 매우 빠른 계산을 요구하는 음악이다. 실수가 생기더라도 그 자체마저 구조화 시킨다면 그것은 이미 실수가 아닌 것이 될 수도, 다시 말해 ‘실수도 음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잘 연주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전체 구조에 적합하지 않다면 그것은 실패한 부분이 될 수 있으며 결국 실수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구조화되느냐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진다.

프리뮤직은 우리나라엔 아직 생소한 장르다. 현재 일본에는 1000여명의 프리뮤직 연주자가 있으나 한국에는 10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아직 폭넓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피아니스트 박창수는 프리뮤직을 어려워하는 관객들을 위해 이번 연주에서는 세편의 독일 무성영화를 상영하며 연주할 예정이다. 프리뮤직이 무성영화의 변사 역할을 맡게되는 것이다. 그는 영화를 도와주는 또는 음악을 도와주는 도구가 아닌 또 다른 새로운 덩어리를 제시, 혹은 현재에 맞는 예술 형태의 제안으로 이번 무대를 선보이고자 한다.

새로운 형태의 음악공연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 요즘, 피아니스트 박창수의 이번 공연은 시대에 걸맞게 음악 형태를 변화시키며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긍정적 시도다. 문화의 다양성이 대두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음악 또한 새롭게 볼 줄 아는 음악인들의 안목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제공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사업팀
노대은 기자/edit@musictoday.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