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신문] 2010년 3월 29일 - “관객의 숨소리와 연주자의 떨림을 마주하다”
  • 등록일2010.04.03
  • 작성자박창수
  • 조회2163

“관객의 숨소리와 연주자의 떨림을 마주하다”
“온 몸에 전해지는 악기의 울림”


=집에서 즐기는 하우스 콘서트 아시나요?

사람들은 음악공연이라고 하면 큰 공연장에서 훌륭한 예술가의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연은 멜로디는 잘 들릴지라도 악기의 떨림까지는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작은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의 교감을 시도하고 있는‘하우스 콘서트’는 이러한 공연과는 다르다. 관객들은 준비된 방석에 앉아 자유로운 자세로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연주자들의 땀방울, 악기의 울림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게다가 공연을 본 후 연주자와 관객들은 와인과 다과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이러한 하우스 콘서트는 우리학교‘음악의 이해’교양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박창수 교수의 집에서 2002년부터 열리고 있다. 공연은 격주로 진행되며 금요일 오후 8시부터 시작하는데 끝나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는 “공연을 함으로서 연주자와 관객들간의 물리적, 심리적인 거리도 좁아지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현재는 전국 100여개의 하우스 콘서트로 자리잡고 있지만 그에게는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그는“하우스 콘서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 공연을 상업성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부의 과시를 위해 공연을 진행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우스 콘서트를 최초로 시작한 사람으로써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연이 자리잡기까지는 그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초창기에 집을 모두 오픈해 공연을 하는데 취객이나 도둑이 드는 경우도 있었고 안방에서 쉬고 있는데 관객들이 들어와 난감했던 적도 있다”고 웃음지었다, 또“초반엔 연주자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작은 장소와 개런티의 문제로 거절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연주자들에게 있어서‘하우스 콘서트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하는 것은 큰 메리트로 여겨지고 있다”며 “현재 2011년 공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주자들을 섭외한 상태다”고 말했다.

하우스 콘서트는 홍보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는“홍보로 인해 대중들에게 음악이 조급하게 다가가기 보다는 천천히 다가가길 원한다. 음악의 뿌리부터 조금씩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처음 공연을 기획한 취지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그는“음악을 통해 삶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 공연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공연의 또 다른 점은 공연 당일마다 공연의 연주를 녹음해 CD로 만든다는 점이다. 이것은 라이브의 생생함이 담겨 있어 어디에도 없는 희귀한 음반이다. 실제로 공연중에 활이 부러지는 등 연주 중에 일어나는 실수들은 라이브를 즐기는 관객들에게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는 매력이 있다.

기자는 그를 더욱 알기 위해 청강생으로 음악의 이해 수업에 참여했다, 그는“한국에서 음악을 바라보는 태도는 획일화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음악이 발전되기보다 방해받는 요소가 더 많다”며 “우리나라에서는‘최초’라는 시도보다‘응용’에 더 능숙한 것 같다.‘최초’라는 시도를 많이 하는 나라일수록 선진국이라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모든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는데 자신의 가능성을 잊어버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쉽다, 나 또한 그런 것을 증거로 보이고 싶은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공연은 박창수씨와 행위예술가 심철종씨의 공연이었다. 이 날 공연은 초를 가운데 두고 은은한 조명아래 관객들의 조용한 숨소리 사이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못한 채 진행되었다. 어느새 공연은 막바지에 이르러 심철종씨가‘나는 여기에 있었다’라고 읊조리며 동시에 피아노 소리가 커지면서 비트가 뒤엉키고 있다. 어느새 불은 모두 꺼지고 어둠속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에 관객들 모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기자는 왜인지 어둠속에서 홀로 내던져진 기분을 느꼈다. 무엇을 표현하는 것도 있지만 그들의 자유로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공연 가운데 그는 연주자와 대화를 이끌면서 잠시 휴식하고 물을 마시는 모습들에서‘리얼함’을 느낄 수 있었다.


= 하우스 콘서트에 오면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이 날 공연을 보러 온 박성숙(주부)씨는‘2년 전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음악을 공부하는 자녀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해서 공연을 보러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공연에 대해“오늘의 공연은 조금 난해하지만 공연 중간에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박선영(출판기획자)씨는“박창수씨와 책 작업을 함께 하고 싶어서 찾아왔다”며“공연은 일반 관객들이 얼마나 이해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관객들이 공연에 집중하는 것은 이해하고자 하는 열의로 비추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직장에서의 스트레스나 힘든 일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치유되는 느낌이 있다. 하우스라는 편안한 공간에서 진행하는 만큼 더욱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하우스 콘서트가 처음이라면 겁먹지 않아도 된다. 하우스 콘서트의 홈페이지에 공지된 날짜와 시간에 맞추어‘그냥’가면 된다. 그리고 선착순 입장이므로 먼저 가서 앉는다면 명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관람자세는 자유로운데, 누워서 관람하는 것도 비스듬히 벽에 기대어 보는 것도 모두 OK이다. 근엄한 클래식도 이 공연에서는 힘을 풀고 자유롭게 이어가고 있다. 현재의 무거운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하게 음악과 소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예진기자 odory11@hans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