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09년 8월 21일 - 작은 공연 큰 감동
- 등록일2009.08.21
- 작성자박창수
- 조회2105
작은 공연 큰 감동
100회 맞는 양평 서종面 `동네 음악회`…230회 연희동 주택가 `하우스 콘서트`
#장면 1
뜨거운 해가 북한강에 잠길 즈음에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사무소 2층 창에 불이 켜진다. 저녁 식사를 마친 농부와 예술가, 아이들은 깨끗한 옷을 입고 이곳으로 몰려든다. 음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강당으로 사용되던 2층은 어엿한 공연장. 무대와 음향시설까지 갖추고 `우리 동네 음악회`를 열고 있다. 여름이면 개구리가, 가을이면 귀뚜라미 소리가 화음을 보탠다. 2000년 4월 시작한 이 시골 콘서트는 오는 29일 100회째를 맞는다.객석은 150석 정도. 200여 명이 몰려들어 바닥에 주저앉거나 서서 감상할 때도 있다.
#장면 2
늘 고즈넉하기만 했던 서울 연희동 주택가는 매주 금요일 밤만 되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피아니스트 박창수 씨가 자택 2층을 개조해 열고 있는 `하우스 콘서트` 때문. 30평 남짓한 거실 공간에 10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음악을 감상한다. 객석과 구분이 거의 없는 이 무대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리톤 사무엘 윤,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등 유명 연주자들의 선율로 가득 찼다. 음악가와 관객과의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2002년 문을 연 이 콘서트는 21일 230회를 맞는다.
두 음악회처럼 작은 공간이지만 큰 감동을 주는 공연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처럼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관객과 연주자는 행복하다. 무대와 객석의 `보이지 않은 벽`이 허물어지고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
코흘리개 동네 꼬마가 칭얼거려도 괜찮고, 클래식 문외환인 야채장수 할머니가 `악장 사이 박수`를 마음대로 쳐도 눈치 줄 사람은 없다. 대형 공연장의 엄숙함 대신 동네 사람들끼리 다정함과 친밀감으로 가득 찬 공연장이다.
작은 음악회라고 우습게 보면 큰코 다친다. 인구 6700여 명에 불과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우리 동네 음악회`는 체코 프라하 브라스앙상블, 볼쇼이극장 주역 가수, 러시아 국립남성중창단,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 러시아 실내악 4중주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다녀갔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이곳에 음악회를 처음 만든 사람은 바로 문화예술인들. 산 좋고 물 맑은 시골을 찾아온 시인과 화가, 음악가들이 문화 향기를 좀 맡아보자고 만들었다.
동성TeenOB합창단을 초청해 제1회 음악회를 열었는데 동네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아 계속됐다. 9년 전 왔던 초등학생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이 음악회를 찾는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물론 공연 제작비에 큰 도움이 안 된다. 그래도 `음악회가 공짜`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까봐 소액이라도 받기로 했다.
공연은 양평군과 경기문화재단 지원금 1100만원에 회원 70여 명의 회비로 꾸린다. 예산이 적어 연주료를 제대로 줄 수 없다. 화가와 도예가가 작품을 선물해 미안함을 대신한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두부 안주를 놓고 막걸리를 마시며 뒤풀이를 한다. 흥에 취해 2차 음악회가 다시 열린다.
음악회를 기획한 `문화모임 서종사람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연심 씨는 "관객과 연주자가 혼연일치하는 공연"이라며 "연주자들도 소박한 시골 인심에 반해 다시 찾는다"고 말했다.
100회 음악회는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로 29일 오후 7시 서종문화체육공원 잔디밭에서 열린다.
(031)771-8855
연희동 하우스 음악회는 지금까지 관객 1만5000여 명과 연주자 600여 명이 다녀갔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관객과 음악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입장료는 2만원. 연주자에게 입장료 수익 절반을 주는데 관객이 100여 명에 불과하니 큰돈은 아니다. 그래도 음악회 명성이 알려지면서 출연을 자청하는 유명 연주자들이 늘고 있다. 관객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혼자 힘으로 이 음악회를 꾸려온 박창수 씨는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행복했습니다`라는 관객의 감사에 다시 힘을 얻어 다음 연주회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8시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라 스트라스포겔과 첼리스트 이보람이 맡는다.
010-2223-7061
[전지현 기자]
100회 맞는 양평 서종面 `동네 음악회`…230회 연희동 주택가 `하우스 콘서트`
#장면 1
뜨거운 해가 북한강에 잠길 즈음에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사무소 2층 창에 불이 켜진다. 저녁 식사를 마친 농부와 예술가, 아이들은 깨끗한 옷을 입고 이곳으로 몰려든다. 음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강당으로 사용되던 2층은 어엿한 공연장. 무대와 음향시설까지 갖추고 `우리 동네 음악회`를 열고 있다. 여름이면 개구리가, 가을이면 귀뚜라미 소리가 화음을 보탠다. 2000년 4월 시작한 이 시골 콘서트는 오는 29일 100회째를 맞는다.객석은 150석 정도. 200여 명이 몰려들어 바닥에 주저앉거나 서서 감상할 때도 있다.
#장면 2
늘 고즈넉하기만 했던 서울 연희동 주택가는 매주 금요일 밤만 되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피아니스트 박창수 씨가 자택 2층을 개조해 열고 있는 `하우스 콘서트` 때문. 30평 남짓한 거실 공간에 10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음악을 감상한다. 객석과 구분이 거의 없는 이 무대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리톤 사무엘 윤,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등 유명 연주자들의 선율로 가득 찼다. 음악가와 관객과의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2002년 문을 연 이 콘서트는 21일 230회를 맞는다.
두 음악회처럼 작은 공간이지만 큰 감동을 주는 공연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처럼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관객과 연주자는 행복하다. 무대와 객석의 `보이지 않은 벽`이 허물어지고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
코흘리개 동네 꼬마가 칭얼거려도 괜찮고, 클래식 문외환인 야채장수 할머니가 `악장 사이 박수`를 마음대로 쳐도 눈치 줄 사람은 없다. 대형 공연장의 엄숙함 대신 동네 사람들끼리 다정함과 친밀감으로 가득 찬 공연장이다.
작은 음악회라고 우습게 보면 큰코 다친다. 인구 6700여 명에 불과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우리 동네 음악회`는 체코 프라하 브라스앙상블, 볼쇼이극장 주역 가수, 러시아 국립남성중창단,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 러시아 실내악 4중주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다녀갔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이곳에 음악회를 처음 만든 사람은 바로 문화예술인들. 산 좋고 물 맑은 시골을 찾아온 시인과 화가, 음악가들이 문화 향기를 좀 맡아보자고 만들었다.
동성TeenOB합창단을 초청해 제1회 음악회를 열었는데 동네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아 계속됐다. 9년 전 왔던 초등학생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이 음악회를 찾는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물론 공연 제작비에 큰 도움이 안 된다. 그래도 `음악회가 공짜`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까봐 소액이라도 받기로 했다.
공연은 양평군과 경기문화재단 지원금 1100만원에 회원 70여 명의 회비로 꾸린다. 예산이 적어 연주료를 제대로 줄 수 없다. 화가와 도예가가 작품을 선물해 미안함을 대신한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두부 안주를 놓고 막걸리를 마시며 뒤풀이를 한다. 흥에 취해 2차 음악회가 다시 열린다.
음악회를 기획한 `문화모임 서종사람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연심 씨는 "관객과 연주자가 혼연일치하는 공연"이라며 "연주자들도 소박한 시골 인심에 반해 다시 찾는다"고 말했다.
100회 음악회는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로 29일 오후 7시 서종문화체육공원 잔디밭에서 열린다.
(031)771-8855
연희동 하우스 음악회는 지금까지 관객 1만5000여 명과 연주자 600여 명이 다녀갔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관객과 음악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입장료는 2만원. 연주자에게 입장료 수익 절반을 주는데 관객이 100여 명에 불과하니 큰돈은 아니다. 그래도 음악회 명성이 알려지면서 출연을 자청하는 유명 연주자들이 늘고 있다. 관객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혼자 힘으로 이 음악회를 꾸려온 박창수 씨는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행복했습니다`라는 관객의 감사에 다시 힘을 얻어 다음 연주회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8시 공연은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라 스트라스포겔과 첼리스트 이보람이 맡는다.
010-2223-7061
[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