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9년 8월 18일 - 클래식, 대중에게 더 가까이
  • 등록일2009.08.18
  • 작성자박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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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대중에게 더 가까이
공연장 아닌 작은 공간서 관객과 만남 시도


클래식을 즐기는 풍토가 바뀌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주자·단체는 국내 무대에 다녀갔다. 세계 1·2위를 다투지 않는 한 연주자 이름만으로 객석을 유혹하기는 어렵다. 클래식 무대에서도 이젠 기획력 싸움이다. 여기에 한층 성숙해진 관객 입맛이 다양함을 추구하고 있다.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음악’을 한층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 실내악까지 저변을 넓히다

실내악은 클래식 중에서도 가장 끝 지점에 있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으로 시작해 독주의 화려함을 거쳐 실내악의 아기자기한 매력에 빠져드는 게 일반적이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주축으로 한 6인조 남성 그룹 앙상블 디토는 실내악까지 관객 문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 6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펼친 ‘디토 카니발’은 상반기 유료관객 수 5위를 차지하며 관객 동원에 성공한 연주회로 꼽혔다.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앙상블 디토가 펼치는 ‘서머 클래식 페스티벌’(27∼30일)도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7인의 음악인들’도 실내악의 묘미를 전하기 위해 2002년 이후 7년 만에 22∼26일 과천 부산 대구 인천 서울에서 다시 문을 연다. 이번 무대엔 지휘자 정명훈(피아노)을 중심으로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김수연, 첼리스트 양성원·송영훈, 비올리스트 최은식이 한국 실내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기량이 뛰어난 국내 연주자들의 층이 탄탄해져 이 같은 기획 프로그램이 가능해졌다”며 “요즘엔 프로그램까지 살펴보며 공연을 선택할 만큼 관객 수준이 높아진 것도 클래식의 레퍼토리를 넓히게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공연장 밖에서 클래식을 듣다

클래식에 한층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관객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클래식 전문 음반매장 풍월당은 클래식 강의와 음악 감상을 병행할 수 있도록 100석 규모의 강의실을 신설했다. 음악카페도 새로 만들었다. 풍월당 최성은 실장은 “2년 전 풍월당 소식 이메일을 1만명에게 보냈는데 현재는 2만명에 이른다”며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면서 새롭게 공간을 꾸미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은 공간에서 열리는 연주회도 인기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 없이 간단한 음료와 함께 펼쳐지는 ‘하우스 콘서트’는 전국적으로 100여군데에서 성행 중이다. 2002년 서울 연희동 자택을 시작으로 230여회 하우스 콘서트를 열고 있는 박창수 피아니스트는 “반응이 좋아 200회를 넘어서고부터는 집 밖으로 나와 장소를 옮겨가면서 하우스 콘서트를 진행 중”이라면서 “음악이 주는 진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연주자·관객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게 하우스 콘서트의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연주자들 역시 관객과 격 없이 즐길 수 있는 하우스 콘서트를 선호해 이제는 무대에 서고 싶어 연락을 먼저 하는 연주자가 꽤 된다. 박창수 피아니스트는 “다양함을 즐기려는 관객 욕구와 하우스 콘서트의 성격이 맞아떨어진 거 같다”며 “공연장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거나 새로운 예술가를 소개하는 자리로 ‘하우스 콘서트’의 중심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정 기자 ys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