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 등록일2007.05.21
  • 작성자권유정
  • 조회7545
처음 이 영화에 눈이 간 건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다른 누군가 때문이었어요.
어느 봄 날 내가 읽고 있던 기형도 전집을 본 그가 물었거든요
“질투는 나의 힘 알아?”
“난 빈집이 더 좋은데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우연히 그가 쓴 글에서 “질투는 나의 힘”을 발견했고
그리고 마음속으로 시가 들어왔습니다.

삶은… 사람은…
이렇게 늘 모방이 되풀이 되곤 합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원상과 같이 말이죠.
영화를 보고 있자면,
딱히 우리시대 하나의 아이콘이 된 개성이니 개별성이니 하는 것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뛰어봤자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여하튼 이 영화는 지적이면서도 집요하게
인간 행동의 내면을 들추고 있는,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아주 마음 불편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영화가 참 마음에 들었더랬습니다.
빈 틈이 많은 영화여서 말이죠.
게다가 나오는 사람들 모두 소심하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고,
또 비겁하기도 해서 틈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마치 내 모습의 부분, 부분들을 떼어놓고 만들어놓은거 같아
한 번씩 생각이 나곤 하는 영환데,
지난 금요일 집으로 돌아오면서 잠깐 이 영화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예술이라는 쟝르는 틈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뭐, 틈을 주지 않으려면 아예 완벽해서 아무도 토를 달 수 없게 해버리던가요.
작품이 살아 숨을 쉬려면 상대방이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구체적으로 많은 것을 제시해서 결국은 뻔한 이야기로 만들어버린다거나
이건 이런거에요… 하고 정의를 내려버려서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시키지 못하는 작품은
글쎄요… 재미가 좀 떨어지지 않나요?

삶은 사람은… 그리고 작품은…
늘 모방을 되풀이한다지만…
이왕이면 진부한 모방이 아닌 Something New 였으면 좋겠습니다.
실재로 우리네 삶은 늘 지루하고 한결같으니… 예술만이라도 말이죠.

댓글

0개의 의견이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