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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강유리 | 2008-01-13 01:01:25

공연 이틀 전, 뒤늦게 하우스콘서트 존재를 알고, 부랴부랴 참석했습니다.
대학입학과 동시에, 부산을 떠나 (눈이 내리는~)서울로 올라온지도 어언4년이라,
이제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곱게 볼 수 만은 없는데, 금요일! 눈이 내렸어요.
그래도 마음먹고 참 잘 간 것 같습니다.
새해 첫 하콘에 참석해서, "제대로" 정해씨를 보내고, 무자씨를 맞이할 수 있었거든요.

* * *

이제 다시 한국에서 뵐 수 있을지 모를, 노장 아르농쿠르의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시작했습니다.
화면 속 관중과 같이, 막 박수를 치고싶었는데, 처음인지라, 다들 정숙하게 계셔서
그냥 어깨만 움찔움찔할 수 밖에 없어, 조금 아쉽기도 했어요...^^

해설자 정준호씨의 화두, 정말 음악은 만국 공통어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라데츠키 행진곡을 접하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입장차이..조심스럽게 제 생각을 써보자면,
음악을 통한 감정의 재현이라는 표현만 보면, 이탈리아 "사람"들도 라데츠키 행진곡을 들으며 어깨가 들썩들썩할 것 같아서, 그래도 음악은 만국 공통어가 아닐까해요. 다만 2차적인 해석에 의해, 음악의 탄생 배경때문에, 이탈리아 "국민"으로서, 그저 즐기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니 말예요.

그런데, 트로카레로 발레단 발레리노의 백조 몸짓에 우리는 모두 웃었지만, 왠지 마사이족 사람들은 웃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문화를 통한 교류도 일련의 훈련과정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데츠키 행진곡과 같이, 기분이 나쁘다, 좋다의 감정도 일단 음악을 "들었다"는 전제는 성립하는 것인데, 휘파람 이외의 음악을 접해보지 않았다면, 이게뭐지?!하는 생각이 더 확고할 것 같아요. 그럼 만국 공통어가 아닌걸까요? 횡설수설~

* * *

어찌보면, 너무나 진부한 프로그램이지만, 정준호씨의 해설이 곁들여지니,
오늘 오지 않았더라면, 정말 많은 것들을 놓치며 지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흘려보내기 쉬운 것들을 놓치지 않게 하는 힘이 있기에,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밌는 것 같아요.
앞으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ㅎ (책에 싸인도 받아서 너무 기분좋아요. 으흣!)

뒤이은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도, 정말 듣고 있는데, 새삼 울컥!했습니다.
영국국민도 아닌데, 이렇게 울컥하는 것 보면, 엘가가 정말 대단하거나, 알게모르게 제가 유럽의 색깔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삶이 저를 속이거나 노하게 만들면, 위풍당당 행진곡을 듣고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끝부분, 홍혜경씨가 부르는 "내 마음"을 들으면서, 나도 한국인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곡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주길 바라며, 오케스트라에 일일이 짚어주는 모습, 한 글자의 느낌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힘주어지는 입모양, 노래의 정점을 향해 치달려가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서,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온 몸에 전해졌습니다. 짜~안 하더라구요.ㅎ 얼른 글 쓰고 씨디를 주문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녀의 행보에 주목해야겠습니다. 기대되네요^^


* * *

다른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네이버에서 조금만 검색해보면 알 수 있는, 작곡가와 작품 자체에 대한 해설보다는, 음악의 이면과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짬을 내어 음악을 듣는 저와 달리, 음악을 직업으로 하며, 늘 음악에 묻혀 지내는 분들은 어떤 생각에 이르는지 늘 궁금했었거든요. 생기가 도는 자리, 하우스 콘서트! 참 좋았습니다.

사실 처음 가 본 자리라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잘 몰라요. 공연이 있는 날은 더욱더 생기있나요?
아무튼 11일 밤에는 음악을 되뇌이며, 눈도 사각사각 밟으면서 올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돌아오는 길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친구와 함께 가야겠어요. 모두들 담에 뵈어요^-^  

아차차차. 하콘도 류보리씨 하시는 일도 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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