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올듯말듯한 하루가 이어지다 저녁때부터 비가 내리며 천둥번개가 쳤다.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지만,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H.O.T 콘서트 표를 끊기 위해 은행 앞에서 밤도 새 보았는데 이깟 비오는 날 쯤이야. 난 그때 H.O.T 팬도 아니었다. 단지 친구들이 모두 팬이라 같이 놀아주기 위해서 밤을 샜던 것이다. 오늘 공연은 지난달 금호 솔로이스츠에서 보고 반한 성민제씨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하우스 콘서트란 말이다. 비 좀 오면 어때. 달걀만한 우박이 떨어지는것도 아닌데.
다행히도 신촌 전철역에 내렸을 때부터는 비가 오지 않았다. 초행길이 아니라서 찾아가는 길은 쉬웠다. 일곱시 반쯤 도착했는데 현관에 신발이 예상 외로 너무 없어서 놀랐다. 스탭분들 말씀으론 날씨가 너무 안좋고 차가 많이 막혀서 많이 못오셨댄다. 맨 앞줄에 자리를 잡고 짐을 늘어놓고 박창수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하우스콘서트에 대해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셔서, 연주자는 얼마 정도 전에 연주를 부탁하냐고 여쭈었더니 내년 말까지 일정이 다 잡혀 있다고 하신다. 아, 내년엔 어떤 분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을까.
여덟시가 조금 넘어 성민제씨와 최인자씨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사실 나는 그다지 음악적인 소양이 깊은 편은 아니다. 어릴때 피아노도 꽤 오래 치고 바이올린도 켰지만 음악에 대한 지식이 그저 유명한 작곡가를 나열할 수 있는 정도라, 프로그램을 받아들고는 "아 이게 뭘까..... " 하고 스스로의 무지를 탓했는데, 연주가 시작되자 귀에 익은 선율이 들렸다. 아, 이 곡이 이거였구나.
첫번째곡, Meditation De Thais. 곡이 시작되는 순간 "아 이곡이 이거였구나!" 라고 떠올릴 수 있었다. "타이스의 명상곡" 이었다...; 표기를 저렇게 해놓았다고 순간 못알아보다니. 두번째 곡인 Hommage a J.S.Bach op.44는 피아노 반주 없이 베이스로만 이루어진 곡이다. 바이올린이나 첼로 독주는 들어봤지만 베이스 독주는 처음이라 낯선 감은 있었지만 순수한 베이스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낮게 울리는 베이스의 소리는 지금 같은 계절, 늦가을 밤에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다. 세번째 곡인 Capriccio di bravura는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지만 악상 기호 두개를 붙여놓았다는것밖에 모르겠다. 아시는 분들이 잘 설명해주시기를...^^
세 곡이 끝나고 인터미션 시작하면서 박창수선생님께서 소개하시길, 최인자씨는 성민제씨의 어머님이시란다.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연주하는 모습은 다른 곳이 아닌 하우스콘서트이기때문에 더 조화롭지 않나 싶다.
네번째 곡인 Andante는 세르게이 세비츠키의 곡이다. 뒤이어 한곡을 같이 연주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민제씨는 곧 쿠세비츠키 콩쿨에 나간다고 한다. 부디 좋은 결과 있기를 기도한다. 다섯번째, 스튜어트 상키의 carmen fantasy 역시 귀에 익은 곡이다. 열정적인 연주로 민제씨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베이스로 흘러내렸다. 민제씨의 연주에 반한 이유가 바로 이 "열정" 이었다. 아직 클래식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저 "들으면 다 좋다" 단계이지만, "마음을 담은 연주"는 느낄 수 있다. 앵콜곡을 무려 두곡이나 선사해 주고, 171회 하우스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박창수 선생님의 말씀대로 방석을 깔지 않은 마룻바닥에 앉아보니 악기의 울림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콘트라베이스였기 때문에 그 울림이 더 좋지 않았나 싶다.
현악 합주에서 베이스는 소리가 낮아서 잘 들리지 않지만 베이스가 빠진 합주는 두부를 넣지 않은 된장찌개처럼 무언가 어색하고 이상하다. 고등학교 때 현악부 친구들을 보며 콘트라베이스는 그저 무거운 악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성민제씨의 연주를 듣고 나서 현악기의 최고는 베이스라고 머릿속에 인식하게 되었다. 물론 다른 악기들도 온 힘을 쏟아 전력으로 연주하지만, 특히 콘트라베이스는 악기 자체가 커서 온몸으로 연주해야 하고, 그 에너지와 열정이 그대로 선율에 실리지 않나 싶다.
날씨 때문에 올려다가 오지 않은 분들은 분명, 분명 후회할 것이다. 나는 정말 안왔으면 후회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하우스콘서트에 와야겠고, 다음번에는 좀 더 스탭분들께도 친한척 해봐야겠다. 좋은 음악을 자꾸 듣고 음악적 지식을 들어야 나도 좀 더 듣는 귀가 생길 것이다.
다행히도 신촌 전철역에 내렸을 때부터는 비가 오지 않았다. 초행길이 아니라서 찾아가는 길은 쉬웠다. 일곱시 반쯤 도착했는데 현관에 신발이 예상 외로 너무 없어서 놀랐다. 스탭분들 말씀으론 날씨가 너무 안좋고 차가 많이 막혀서 많이 못오셨댄다. 맨 앞줄에 자리를 잡고 짐을 늘어놓고 박창수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하우스콘서트에 대해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셔서, 연주자는 얼마 정도 전에 연주를 부탁하냐고 여쭈었더니 내년 말까지 일정이 다 잡혀 있다고 하신다. 아, 내년엔 어떤 분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을까.
여덟시가 조금 넘어 성민제씨와 최인자씨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사실 나는 그다지 음악적인 소양이 깊은 편은 아니다. 어릴때 피아노도 꽤 오래 치고 바이올린도 켰지만 음악에 대한 지식이 그저 유명한 작곡가를 나열할 수 있는 정도라, 프로그램을 받아들고는 "아 이게 뭘까..... " 하고 스스로의 무지를 탓했는데, 연주가 시작되자 귀에 익은 선율이 들렸다. 아, 이 곡이 이거였구나.
첫번째곡, Meditation De Thais. 곡이 시작되는 순간 "아 이곡이 이거였구나!" 라고 떠올릴 수 있었다. "타이스의 명상곡" 이었다...; 표기를 저렇게 해놓았다고 순간 못알아보다니. 두번째 곡인 Hommage a J.S.Bach op.44는 피아노 반주 없이 베이스로만 이루어진 곡이다. 바이올린이나 첼로 독주는 들어봤지만 베이스 독주는 처음이라 낯선 감은 있었지만 순수한 베이스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낮게 울리는 베이스의 소리는 지금 같은 계절, 늦가을 밤에 조용히 흐르는 강물같다. 세번째 곡인 Capriccio di bravura는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지만 악상 기호 두개를 붙여놓았다는것밖에 모르겠다. 아시는 분들이 잘 설명해주시기를...^^
세 곡이 끝나고 인터미션 시작하면서 박창수선생님께서 소개하시길, 최인자씨는 성민제씨의 어머님이시란다.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연주하는 모습은 다른 곳이 아닌 하우스콘서트이기때문에 더 조화롭지 않나 싶다.
네번째 곡인 Andante는 세르게이 세비츠키의 곡이다. 뒤이어 한곡을 같이 연주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민제씨는 곧 쿠세비츠키 콩쿨에 나간다고 한다. 부디 좋은 결과 있기를 기도한다. 다섯번째, 스튜어트 상키의 carmen fantasy 역시 귀에 익은 곡이다. 열정적인 연주로 민제씨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베이스로 흘러내렸다. 민제씨의 연주에 반한 이유가 바로 이 "열정" 이었다. 아직 클래식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저 "들으면 다 좋다" 단계이지만, "마음을 담은 연주"는 느낄 수 있다. 앵콜곡을 무려 두곡이나 선사해 주고, 171회 하우스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박창수 선생님의 말씀대로 방석을 깔지 않은 마룻바닥에 앉아보니 악기의 울림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콘트라베이스였기 때문에 그 울림이 더 좋지 않았나 싶다.
현악 합주에서 베이스는 소리가 낮아서 잘 들리지 않지만 베이스가 빠진 합주는 두부를 넣지 않은 된장찌개처럼 무언가 어색하고 이상하다. 고등학교 때 현악부 친구들을 보며 콘트라베이스는 그저 무거운 악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성민제씨의 연주를 듣고 나서 현악기의 최고는 베이스라고 머릿속에 인식하게 되었다. 물론 다른 악기들도 온 힘을 쏟아 전력으로 연주하지만, 특히 콘트라베이스는 악기 자체가 커서 온몸으로 연주해야 하고, 그 에너지와 열정이 그대로 선율에 실리지 않나 싶다.
날씨 때문에 올려다가 오지 않은 분들은 분명, 분명 후회할 것이다. 나는 정말 안왔으면 후회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하우스콘서트에 와야겠고, 다음번에는 좀 더 스탭분들께도 친한척 해봐야겠다. 좋은 음악을 자꾸 듣고 음악적 지식을 들어야 나도 좀 더 듣는 귀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