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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회 관람기 입니다.

지은실 | 2015-12-01 14:12:55

   얼마 전, 첼리스트 김두민 선생님의 음악강의를 들었는데, 그 때 하우스콘서트를 소개해 주셔서 하콘을 알게 되었지요.
마침 선생님도 연주자로 공연을 하신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왔습니다.  
하콘에 들어서자 지금까지 주로 관람했던 '예술의 전당' 공연장과는 분위가 달라 좀 낯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유롭지만, 품격이 있는 분위기에 가슴이 설레기 까지 했답니다.  

   연주자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고 듣는 연주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연주자들의 표정을 통해 브람스가 사랑에 고뇌하고 눈물 흘리는 감성을, 
현란한 손가락과 활의 움직임에서 연주자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좌식생활에 익숙치 않아서인지 다리가 저려왔는데
연주가 시작되고 부터는 공연에 흠뻑 빠져 다리가 저린 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연주자와 관객이 혼연일체가 될 수 있는 것은 하콘 만의 장점이겠지요.
연주가 끝나자 제 옆의 사람과 동시에 "아~~!" 하는 감탄사를 뱉었답니다.
사람이 느끼는 것은 다 비슷한 가 봅니다.
브람스의 현악6중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앵콜곡 또한 멋졌습니다. 너무 짧아서 좀 아쉽기는 했습니다만......!

   와인파티! 
향 좋은 와인과 곁들인 정갈한 안주들은 공연의 감흥을 이어주기에 충분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오감을 만족시켜 준 하콘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밤 외출이 쉽지 않은 주부인 제가 정말 오랫만에 대학로 나들이를 했는데,
커다란 호사를 한 기분입니다.
코끝을 스치는 찬 바람 조차도 상쾌하게 느껴지는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브람스의 현악 6중주를 듣고 쓴 '천상병'님의 "음악' 이란 시가 생각 나네요. 
오늘은 시에, 음악에, 와인에, 분위기에, 연주자의 열정에, 하콘의 따스함에 ......
맘껏 취해보렵니다. 


                음     악 

이것은 무슨 음악이지요?
새벽녘 머리 맡에 와서
속삭이는 그윽한 소리

눈물 뿌리며
옛날에 듣던 이 곡의 작곡가는
평생
한 여자를 사랑하다 갔지요
아마 그 여자의 이름은 클라라 일 겁니다.

그의 스승의 아내였지요?
백년 이백년 세월이 흘러도
그의 사랑은 아직 다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새벽녘
멀고먼 나라
엉망진창인  이 파락호의
가슴에 까지 와서 울고 있지요?

                          - 천  상  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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