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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_박종성 하모니카 연주회

박중환 | 2012-04-07 17:04:43

하콘 율, 공연장의 첫인상은 좀 생뚱했다.
사우나 도크,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14년전 투숙했던 스웨덴 스톡홀름 쉐라톤호텔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남여 공용인 것까지도... 만약 피아노가 없었다면, 그리고 하콘의 세련된 주인장이 없었다면...말이다.

마이크 없는 하모니카 공연은 상상하기 어렵다.
첫 곡(마스네 "명상")은 잘 들리지 않았다. 저음부를 많이 쓰는 곡인데다, 다이나믹 레이지도 크지 않아 더욱 그랬다. 둘째, 셋째 곡이 이어지자, 왠일인가! 점차 살아있는 음이 느껴졌다. 기계의 증폭음에 익숙했던 내 귀가 서서히 자연음색을 되찾고 있음을, 연주자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를 설명한 뒤에야 알게 되었다. 2부에선 크로매틱 하모니카 음색 고유의 감성을, 적어도 국내에선 박종성만이 가능한 폭넓은 연주로 만끽할 수 있어 특히 좋았다.

근데, 공연장의 첫인상이 잘못되었음을 귀가 중 지하철에서 깨달았다.
휴대용 디지털레코드의 녹음을 들으면서였다. 녹음상태가 장난이 아니었다. 스튜디오 수준의 공연장이 선사한, CD수준의 음원이 아닌가! 온통 목재로 꾸민 인테리어와 높은 천정과 천정의 요철이 만든, 뛰어난 흡음이 맨 뒷자리의 방바닥에 둔 녹음기에도 은혜를 베푼 듯하다. 이런 공연장을 사우나 도크로 연상하다니, 완전 실수였다. 그래서 하콘이 녹음한, 진짜 CD가 더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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