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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교생일지

강선애 | 2006-09-12 18:09:53



드디어..
이번 주 부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뮤지컬 cats 를 감상하는 수업으로 이번주를 보내려고 나름 준비도 많이 했지요 -.-...
파워포인트가 안되는 음악실 상황 덕택에
자르고, 붙이는 등 모든 자료를 수작업으로 완료했답니다.

그리하여,
수업 2일차를 보낸 오늘.
아무리 물어도 대답없는 아이들의 얼굴과
1/3 은 떠들고, 1/3 은 엎드려서 잠만 퍼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전 썩소를 감춘채로
"여러분~ 똑~바로 앉으세요."
라고 외치곤 한답니다...... 그것도 매 수업시간마다 기본 10번 정도.

오늘은 특별히 memory 라는 노래를 배워보는 시간도 있었는데,
아무리~아무리 가르쳐도 입만 붕어처럼 뻥긋뻥긋하고 소리는 도통 나질 않는 아이들에게
"여러분, 이 노래 어려워요?" 라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한번 불러주세요."   라고 아주 떼를 쓰는 게 아니겠습니까......... T.T

나름 순진한 저는, 제가 부르면 아이들이 잘 따라할 줄 알고 열심히 불러줬지만...
그건 교생 첫날부터 저의 노래를 심하게 간절히 원했던 아이들이
이번 기회에 노래를 시켜보려 한
시꺼먼쓰한 속내였다는 걸 너무 뒤늦게 알아버렸습니다.
이미 삑사리를 포함하여, 노래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끝난 이후에 말입니다.

오늘따라 무심하도록 반응이 없는 친구들 수업을 한 것인지,
저 혼자만 열심히 피아노 치고 노래 부르다가 수업을 마친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짝퉁 선생님입니다.

그닥 특출나게 잘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당황하고 챙피하지는 않으려고 했는데
이거 원, 외쳐도 외쳐도 메아리가 없는 허허벌판에서 원맨쇼를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일도 수업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내일은 반 아이들 아이스크림 사주느라 매점에서 뗀 외상 값도 갚아야 하는 날이고요 T.T

흑흑... 순탄치 않은 교생입니다.
누가 저에게 교생 친구 하나만 이리로 보내준다면
참 고마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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