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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선물

홍인경 | 2010-02-22 17:02:49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가고 싶었지만
거리와 시간의 제약 때문에 늘 남의 떡처럼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하우스콘서트에 드디어
엄마랑 언니랑 함께 갔습니다.
언니가 좋아하리라는 것은 예상한 일이었지만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시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엄마가 클래식 팬인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전체가 다 나무인.. 아직 나무 냄새가 나는듯한 공간에서
마룻바닥에 앉아
첼로와 피아노 선율을 느끼며 보며 들었습니다.
눈을 감고 들으니 마치 숲 한가운데 있는 것만 같이
싱그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슈벨트의 즉흥곡..
작곡가의 감성이 연주자들을 통해,
또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한 공간을 통해
내게 고스란히 전달된듯 느껴졌습니다.

두번째 연주곡
슈벨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에서는
익숙하게 잘 알던 곡이다보니
두어군데 틀리는 부분이 잠깐 거슬리기도 하였습니다.
3악장에 접어드니 비로소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전날 감기약을 드셨다는 연주자의 말씀을 들으니
연주 컨디션이 100% 이해가 됩니다.
연주자들은 몸까지 악기다루듯 심신이 다 편안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가까운데에서 연주하는 것을 보니 연주자의 표정과 몸짓이 넘넘 잘 보입니다.
조금은 감추고 싶은 것도 있을텐데
이 공간에서는 전혀 용납되지 않는 일입니다.

뒷풀이때 만나보니 첼리스트는 애잔한 여인이었지만
무대에서 활을 다룰 때에는 힘이 넘쳐 거대해보였습니다.
그리고 곡에 따른 감정이 얼굴 표정에 그대로 실려있었습니다.
내가 미처 못느낀 곡의 감정을 그녀의 표정을 통해 느끼기도 했구요.

그리고 젊은 피아니스트는
또 얼마나 표정과 동작이 섬세하고 아름답던지..
피아노와 완전히 동화된 모습이었습니다.
홀딱 반한 것은 울엄마만이 아니라
저 또한 완전 그의 연주에 매료되었습니다.
와인 한잔 하는 시간에 엄마와 함께 모델이 되어 주셔서 또 더욱 더 감사하지요.

이런 감동의 자리 마련해주신 하콘지기 박창수님께도
귀한 콘서트로 이끌어주신 참나무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엄마와 언니와 나란히 발 뻗고 앉아 음악에 심취했던 아름다운 밤의 추억은
오래토록 잊지 못할 소중한 선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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